"재벌은 왜 IT계열사를 좋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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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일감 몰아주기 개선 시급
투명성 확보위해 상장 필요성 대두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국내 간판급 IT업체 53.3%는 직계비속이나 2~3세 친인척이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관계사 매출이 총 매출의 64.97%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IT업체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상장이 하루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3개 기업집단중 28개사가 계열사 보유 
경제개혁연대가 작성한 '왜 재벌 총수일가는 IT회사를 선호하는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중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43개 기업집단 중 IT회사가 계열회사로 있는 그룹은 65.12%인 28개로 나타났다. 이는 지배주주가 존재하지 않는 19개 기업집단 중 4개 그룹만 IT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비되는 수치이다.
특히 지배주주가 존재하는 28개 기업집단이 거느리고 있는 30개의 IT회사들의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은 37.97%로 나타났다.
이렇게 재벌들이 IT회사를 선호하는 것은 적은 자본으로 회사 설립이 가능하고, 계열사와의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안정적인 이윤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에 비해 상속을 통한 기업 진단 전체의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벌총수의 2세 혹은 3세가 IT회사의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한 뒤, 이를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이용해 여타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다는 것도 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계열사 챙기기 극심…총매출의 65%
30개의 IT회사 중 거래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25개사의 경우 관계사 평균 매출은 총 매출의 64.97%(5년 평균)에 달했다. 이중 롯데그룹의 롯데정보통신(93.97%), 현대자동차그룹의 오토에버시스템즈(92.68%), 한진그룹의 싸이버로지텍(90.93%) 등 3개사가 무려 90% 넘는 매출의존도를 보였다.
빅3의 경우 삼성SDS는 65.37%, LG CNS는 41.63%, SK C&C는 71.67%를 기록했다. 이중 SK C&C는 최근 5년간 매출의존도가 완만히 하락하며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결국 IT회사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극심하다는 비판을 스스로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처방안은 현재로선 딱히 없어 보인다.
최근 정보통신부는 ‘중소SW업체 활성화 대책 방안’에서 이와 같은 그룹 계열사의 IT서비스 회사에 대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공정위를 통한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형 IT업체가 그룹 계열사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독점하는 것만으로 불공정거래에 해당하지 않으며 계열사 간 일감을 몰아주는 경우에도 지원의도·과다한 경제상 이익·공정거래 저해성이 있어야 부당지원행위로 처벌이 가능하다.
즉, IT회사들의 자정행위가 선행되지 않는 한 현재로선 이러한 ‘일감 몰아주기’가 사라질 길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상장통해 투명성 제고를
가장 좋은 해결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은 상장. 상장이 이뤄질 경우 경영내용이 이전보다 투명해지고, 정기적인 공시와 감사 및 주주총회를 통해 감시 기능이 크게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IT 서비스 회사 중,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통신, 동양시스템즈, 포스데이타 등이 주식시장에 상장돼있다. 이들 회사의 대부분은 대규모 기업집단에 속해 있지 않은 곳들이다. 기업 소유 구조에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주식 상장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달려들게 된다는 가정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반면, 빅 3로 여겨지는 삼성SDS, LG CNS, SK C&C 등은 상장이 돼있지 않으며, 상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아직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IT 회사에 대한 소유구조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개선 목소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강제적인 법규 시행 보다는 IT 회사 자체적으로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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