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집 지을 땅 없어"…빌딩·토지 등 부동산 매입 '분주'
중견건설사 "집 지을 땅 없어"…빌딩·토지 등 부동산 매입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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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건설·시티건설·신영 등 서울 지역 알짜배기 잇따라 확보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의 한 신축아파트 공사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부동산 디벨로퍼(개발업체)를 비롯한 중견건설사들이 빌딩, 토지 등 수도권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014년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된 이후 만성적인 주택사업부지 부족에 시달리자 직접 주거시설을 개발할 만한 땅을 찾아 나선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최근 서울 영등포의 알짜 부동산을 잇따라 품었다. 지난 7월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5에 위치한 로이빌딩 매입 계약을 마쳤으며, 지난 1월엔 영등포구 영신로 166소재 토지와 건물을 샀다. 

1981년 준공된 로이빌딩은 대영산업개발이 지은 건물이다. 당시 지하 4층~지상 11층으로 조성됐으나, 2011년 ㈜한국조리사관직업전문학교로 주인이 바뀐 후 일부 증·개축이 이뤄졌다. 반도건설은 298억원에 사들인 로이빌딩을 오피스텔과 상가 등으로 복합개발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으로 쓰였던 영신로 지역의 토지와 건물은 농협은행이 유휴 부동산 정리 차원에서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반도건설이 501억원에 매입했다. 이 역시 복합개발이 목적이다. 지난달 반도건설은 삼성생명이 매각하는 안양 평촌사옥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부동산 디벨로퍼 신영은 지난 6월 주식회사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를 꾸려 문화방송(MBC) 여의도 부지를 6010억원에 사들였다. 여의도MBC부지복합개발PFV는 올 5월 신영, NH투자증권, GS건설 컨소시엄이 여의도 MBC부지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 금융투자회사다. 

1만7795㎡에 달하는 부지에 오피스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및 아파트 등 복합시설단지를 지을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2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신영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소재 펀스테이션 건물 및 부지를 지난해 12월 1072억원에 낙찰받고, 올 12월 주상복합 분양을 계획 중이다.  

이밖에 시티건설은 지난 1월 서울 강남구 언주로107길 7(역삼동 655-12), 언주로 559(역삼동 654-4), 언주로 555(역삼동 654)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매입, 아파트나 오피스텔로 개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매가격은 각각 208억원, 258억원, 358억원으로 총 825억원이다.

이렇듯 부동산 디벨로퍼는 물론, 중견건설사들이 수도권 알짜 부동산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사실상 신도시와 택지지구 공급이 중단돼 공공택지에만 의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후분양제를 시행하는 민간 건설사에 공공택지를 우선 공급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했지만, 대형건설사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사에게는 '그림의 떡'인 모양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주택을 지을 땅이 없으니 토지나 빌딩을 매입해 직접 개발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공공택지를 우선적으로 받으려면 후분양제를 시행해야 하는데 공사비의 상당부분을 직접 마련해야 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서울 및 수도권에서 가치가 높은 사업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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