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법인 분리' 의결…'8천억 주고도 뒤통수' 産銀, 자충수?
한국GM '법인 분리' 의결…'8천억 주고도 뒤통수' 産銀, 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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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참석도 못해…"잘못된 합의에 놀아난 꼴"
노조 “생산 부문 철수 수순…파업 강행" 반발
한국지엠(GM)이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분리 안건을 의결한 지난 1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지엠(GM)이 주주총회를 열고 법인분리 안건을 의결한 지난 19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투쟁 결의를 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서지연 기자] 법정관리 문턱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한 한국GM의 경영정상화에 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GM이 노조와 2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반대 속에 주주총회를 열어 R&D 법인 설립 안건을 통과시켜 갈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R&D 법인을 반대해 온 한국GM 노조는 총파업을 통해 법인 설립을 저지하기로 했고 산은도 주총 결정에 하자가 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8천억원이라는 막대한 국고를 투입하고도 주총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 한국GM 경영정상화의 파트너인 산은이 뒤통수를 맞은 꼴인데 '산은 패싱'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와관련 일각에서는 경영정상화 합의 당시 '자충수'를 언급하며 '산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GM은 19일 인천 부평구 한국GM 본사에서 비공개로 주주총회를 열고 R&D 신설법인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글로벌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법인 신설 안건) 법인 신설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등의 부서가 기존 법인에서 분리된다.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는 부평 본사에 있는 디자인센터와 기술연구소, 파워트레인 부서를 묶어 만든 별도의 R&D 법인이다. GM은 신설 법인이 미국 본사의 글로벌 제품 개발을 담당하도록 해 한국GM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법인이 생기면 한국GM에 배정되는 제품 개발이 늘어나고, GM 내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GM 노조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법인 신설이 구조조정의 발판이라며 반대해왔다. 연구개발 전담 법인이 세워지면 나머지 생산 기능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거란 우려에서다.

최근 노조는 찬반 투표를 통해 파업을 가결했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한 상태. R&D 법인 신설이 한국에서 생산부문을 철수하기 위한 수순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온 한국GM 노조는 신설 법인으로의 인사 이동을 거부하고 총파업으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쟁의조정 중단 결정이 나오는 다음 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서 노조는 이번 주주총회 전에도 개최를 저지하기 위해 사장실 입구를 봉쇄했으며, 사측이 배치한 용역 직원과 충돌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도 법인 분리에 반대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는 산업은행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GM 측의 설명을 요구하려 했지만, 주총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

산은은 추후 주총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나 본안 소송을 내 법인 분리 작업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5월 한국GM 정상화에 8000억 원의 국고를 투입했음에도 GM 측이 산은과 충분한 협의 없이 법인 설립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은 측은 직원들이 주총에 들어가지 못해 비토권(거부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한국GM의 법인 분할은 산은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 결의사항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이와관련 경영 정상화 합의 당시 이를 명확히 하지 않아 정부와 산은이 놀아난 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산은 책임론'이 거론되는 이유다.

한편 한국GM 측은 향후 법인 등기 등 후속 절차를 완료하고 신차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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