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국타이어, 10년 노동자 절규에 답하라
[기자수첩] 한국타이어, 10년 노동자 절규에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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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재앙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한국타이어에서 일한 노동자 180여 명이 사망했고 일부는 백혈병, 폐암 등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노동자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병을 얻었으면 산재신청을 하면 그만이고 산재인정을 받느냐 못 받느냐는 노동자가 알아서 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지난 2007년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생명권을 지키기 위해 회사와 맞섰다. 이들은 열악한 공장작업환경으로 사망한 근로자들의 정당한 보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했다. 그러자 한국타이어는 이들이 회사의 명예와 업무를 방해한다며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한국타이어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여전히 노동자 죽음에 대해 회사 책임을 부정한다. 심지어는 노동자가 죽어 나간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까지 했다.

최근 법원은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에서 10여 년간 일하다 폐암으로 숨진 노동자의 사망원인은 열악한 공장 작업환경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결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죽음의 원인이 회사에 책임에 있다는 직접적이고 유일한 판결이 나온 것이다. 그러자 한국타이어는 여론을 의식한 듯 노동자들을 위해 수백억원을 들여 작업환경 개선을 했다고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과 관련해서 무수히 많은 의혹이 제기된다. 한국타이어가 병을 얻는 노동자의 산재신청을 막기 퇴직을 종용하고 그 대가로 소정의 합의금을 제시했다고도 전해진다.

그간 한국타이어를 향한 시민사회와 언론의 쓴소리도 계속됐다. 쓴소리에 심기가 불편했는지 한국타이어는 국내 모 일간지에 실린 '노동자들의 생명의 무게'라는 칼럼내용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적도 있다. 시민사회와 언론의 쓴소리에도 굴하지 않은 한국타이어가 노동자들의 외침을 어떻게 여길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 의혹이 제기된 지 10여 년 만에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른다. 한국타이어는 10년간 이어진 한국타이어 노동자 절규에 진실을 말할 때가 됐다.

노동자 죽음 위에 서서 글로벌 선도기업을 외치기에 앞서 말로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지 말고 스스로 책임을 인정하는 한국타이어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국회 또한 어렵게 이 문제가 국감장에 오른 이상 철저한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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