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한-EU간 탄소배출권 가격 동조화에 대한 소고
[전문가 기고] 한-EU간 탄소배출권 가격 동조화에 대한 소고
  • 김태선 에코시안 탄소배출권 리서치센터장 
  • nkyj@seoulfn.com
  • 승인 2018.10.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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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선 에코시안 탄소배출권 리서치센터장
김태선 에코시안 탄소배출권 리서치센터장

최근 들어 유럽 탄소배출권(EUA)은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기준, 톤당 21.54유로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1년 전 종가 대비 무려 209.9%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제1차 계획기간 중 2015년에는 한-EU간 탄소배출권의 가격 동조화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후 양 시장간 상이한 수급 불균형 요인으로 디-커플링이 본격화됐다. 제1차 계획기간이 마무리 된 올해 9월 들어 유럽 탄소배출권(EUA)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EU간 탄소배출권의 가격 동조화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급등 배경에는 유럽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과잉 잉여분(16억 5000만 EUA)를 EIB(European Investment Bank)가 경매 수익금 21억 5000만 유로를 이용, 내년 1~8월 동안 2억 6000만 EUA(잉여분의 16.0%)를 매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강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은 시장 참여자 모두가 매입 스탠스로 일관했기 때문에 유동성 부족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한-EU간 탄소배출권 가격 동조화를 위한 조건으로는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양 시장간 연계가 본격화돼야 한다. 양 시장간 배출권의 교환비율이 정해지면 본격적인 가격 동조화는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국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양 시장간 가격 차이는 차익거래가 유입되면서 적정 균형가격을 발견하게 된다. 셋째, 동일한 배출권시장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할당 및 유연성 메카니즘 등 제도 운영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해야 한다. 끝으로 해외 CDM 프로젝트 참여 및 해외 배출권(CER)의 활용 한도도 대폭 늘려야 한다. 

제1차 계획기간 동안 정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글로벌 탄소배출권시장에서 국내 배출권 가격이 가장 고가였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유럽배출권 가격이 국내 배출권 가격을 크로스-오버하면서 가격 레벨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유럽배출권의 상승이 국내 배출권의 상승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우려이다. 

작금 상황을 가격수준으로만 국한할 경우, 국내 배출권 가격상승에 대해 용인할 수 있는 여지는 확보했다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 펀더멘털, 특히 주요 거시지표 및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상이함으로 양 시장간 가격동조화는 지속될 수 없다. 

유럽 배출권 시장은 잉여분에 대한 공급 감소로 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국내 배출권 시장은 수요 증가로 배출권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이다. 가격 상승이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나 수급면에서는 분명히 상이한 요인이다. 따라서 유럽 배출권 가격 대비 강세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배출권시장의 수급분석과 더불어 정책당국의 스탠스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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