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률 전망 2.7%로 하향…고용 9만명 '반토막'
한은, 올 성장률 전망 2.7%로 하향…고용 9만명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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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성장률 전망 3.0%→2.9%→2.7%로 추세적 하향
취업자수 증가 규모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또 하향조정했다. 올 초 전망했던 3%대 성장률과 0.3%p 차이가 나는 것으로 지난 2012년(2.3%) 이후 6년 만에 최저 성장률이다. 올해 고용 전망은 석달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한은이 18일 발표한 '2018~2019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은 지난 7월 2.9%에서 이달 2.7%로 0.2%p 떨어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와 같은 2.7%로 제시됐다. 이 역시 기존(2.8%) 대비 0.1%p 하향조정된 것이다. 

당초 한은은 올해 1월과 4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봤다가 7월에 0.1%p 낮췄고 석달 만에 다시 0.2%p 하향조정했다.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는 국내 경제와 관련해 '견실한 성장세'라는 문구가 빠지고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는 문구만 들어갔다. 경제전망이 실제 경제에 후행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경제가 수축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성장률 2.7%는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흔들렸던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기획재정부(2.9%), 한국개발연구원(KDI·2.9%), 국제통화기금(IMF·2.8%)보다 낮은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와 같다. 

부문별로 보면 투자와 고용이 악화된 점이 경제성장률 하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망을 보면 설비투자가 연간 -0.3%에 그쳤다. 당초 1.2% 증가가 예상됐지만 올 하반기 -2.5%까지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업권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IT(정보통신) 제조업은 올해 큰 폭의 조정을 받은 후 내년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봤다. 반면 비IT 제조업 중 자동차, 철강 등은 보호무역주의 영향 등으로 부진이 예상됐다. 

건설투자도 역성장 폭이 커지며 조정 국면이 계속될 전망이다. 하반기에 -4.3%를 기록하며 연간으로 -2.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거용 건물은 신규착공 부진, 분양 대비 입주물량 확대, 수주 감소 등의 영향으로 조정폭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게 한은 측 분석이다. 비주거용 건물은 상업용 건물을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지식재생산물투자도 기존 2.7%에서 2.5%로 내려갔다. 다만 민간소비(2.7%), 수출(3.5%)은 조정이 없었다. 수입은 3.0%에서 2.1%로 낮아졌다. 성장에 대한 지출 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올해 1.5%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수 기여도가 내년 소폭(1.6%p) 높아질 전망인 반면, 수출 기여도는 올해 1.2%p에서 내년 1.1%p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경우 공급측면의 상·하방 요인이 병존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는 높은 임금상승률 등 상승압력이 작용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지속하겠으나 농산물 가격은 채소 등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명목임금은 정액급여 상승폭 확대 등으로 예년에 비해 높은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1.6%, 내년 중 1.7%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 전망의 경우 기존 1.9%에서 0.2%p 하향수정됐다.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은 올해 및 내년 중 1.2%, 1.6%로 각각 0.2%p, 0.3%p 내려 잡았다. 

취업자수 증가 규모는 크게 감소해 우려를 더했다. 올해 1월엔 30만명 예상이었는데 4월과 7월 전망 때는 각각 26만명, 18만명에 이어 이번엔 절반인 9만명으로 줄었다. 취업자수 증가 9만명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9년(-8만7000명) 이후 최소다. 한은은 내년에도 16만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석달 전 전망치보다 8만명 적다. 실업률은 올해, 내년 각각 3.8%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고용상황은 정부의 일자리·소득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점차 나아지겠으나 일부 업종의 업황부진 구조조정 영향 등으로 회복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서비스업 고용은 도소매·숙박음식업, 인력파견업 등을 중심으로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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