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 '수주 가뭄'…올해도 300억달러 돌파 불투명
해외 건설 '수주 가뭄'…올해도 300억달러 돌파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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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국내 주택사업만 집중…해외 경쟁력 '약화'
자료=해외건설협회.
자료=해외건설협회.

[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대형 수주 낭보를 전하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가 하반기들어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2015년 이후 3년만에 해외수주 300억달러 벽을 뚫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6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들어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수주액은 223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222억달러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 2010년 716억달러를 달성하며 정점을 찍은 해외수주액은 2016년부터 300억 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며 실적부진에 빠졌다.

올해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업계에서는 수주액 규모가 3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재까지의 수주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수주 실적 악화는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인 중동 수주 급감 탓이 크다. 지난해 동기 105억달러였던 중동 지역 수주액은 올해 75억달러로 29% 급감했다. 그나마 최근 수주가 빠르게 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이 같은 기간 103억달러에서 119억달러로 16% 증가하며 수주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평양·북미(5억달러→10억달러) △유럽(3억달러→4억달러) △아프리카(2억달러→6억달러) △중남미(2억달러→7억달러) 등에서 수주 실적이 늘어났다.

문제는 국내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 집중하면서 해외 수주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건설사들의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는 국내 주택시장 실적이 해외 수주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건설사들의 경영전략은 결국 세계시장 발주 트렌드에도 못 따라갈 뿐만 아니라 신기술 도입 등에도 크게 뒤쳐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도 '건설산업 글로벌 경쟁력 종합평가'에서 우리나라는 20개 국가 중 9위를 차지해 2016년에 비해 3단계 하락했다. 미국은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중국, 3위는 스페인이었다.

여기에 최근 세계 건설 시장은 단순 도급형의 발주에서 민관협력 투자개발형(PPP)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로 사업 초기 자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지만 위험부담이 큰 만큼 쉽게 수주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설립해 국내 건설사들의 PPP 사업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며 해외건설 수주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상승하면서 중동 발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실제로 발주가 확대되더라도 중국, 인도 등 경쟁국들에 비해 가격경쟁력 등에서 뒤쳐지기 때문에 수주 성공 확률도 떨어진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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