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정부가 현대상선에 연내 8천억원을 투입해 경영 정상화를 지원한다. 현대상선이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부산 신항만 지분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나서도록 하기 위해서다.
13일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현대상선 정상화 지원방안'을 마련, 현대상선에 연말까지 8천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구체적인 지원 방식과 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확정된 지원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면 현대상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지난 7월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4천억원씩을 출자해 사들이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10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수준으로 몸집을 키워야 한다고 판단이며, 정부도 이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덩치키우기를 위해 향후 5년간 초대형 친환경 컨테이너선 20척 건조, 부산신항 4부두 지분 매입, 컨테이너 박스 150만개 구매 등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해운업계는 이같은 전략을 실현하는 데 5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내 수혈되는 출자금과 정부의 추가 선박금융지원 등을 합하면 현대상선은 5조원가량의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대상선은 이미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소 빅3와 지난달 총 3조1천532억원 규모의 선박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
한편 국내 해운산업 재건을 목표로 출범한 해양진흥공사는 현대상선 지원을 계기로 본격적인 해운산업 구조조정을 이끌게 된다. 해양진흥공사는 2020년까지는 산업은행과 함께 현대상선을 공동관리하고, 이후에는 관리 권한을 넘겨받아 구조조정을 주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