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가재는 게 편?…KB증권, 신한지주에 잇단 '찬물'
[뉴스톡톡] 가재는 게 편?…KB증권, 신한지주에 잇단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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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사옥(사진=KB증권)
KB증권 사옥(사진=KB증권)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초록은 동색', '가재는 게 편'"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 KB증권 리서치센터를 두고 나오는 말입니다. KB금융지주의 계열사인 KB증권이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지주)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보고서를 속속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KB증권은 10일 '신한지주-경영 관련 불확실성 발생' 보고서를 통해 "검찰이 지난 8일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에 대해 (특혜채용 관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조 회장에 대한 구속이 결정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불확실성 탓에 신한지주의 주가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KB증권은 말미에 "향후 영장심사 결과 등 불확실성 해소가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중립적인 평가도 더했지만 보고서 전반엔 다소 싸늘한 기류가 흐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조 회장의 법원 출석에 대해 다룬 리서치센터는 KB증권이 유일합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공백은 수치화할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에 정성적(주관적)인 평가가 어렵다"고 합니다. 기업의 주가 등락은 한 가지 요인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아 현안에 일일이 대응하기 보다 종합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때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B증권이 조 회장 이슈를 짚고 넘어 갔다는 것이죠.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사안이 조금 다르지만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을 때는 KB증권이 따로 보고서를 내지 않았다"고 귀띔했습니다. 

신한지주가 1등 금융그룹 탈환을 위해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 인수한 후에도 KB증권은 눈총을 보냈습니다.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9%나 내려 잡았습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인한 순이익개선 효과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은 데다, 오렌지라이프를 완전 자회사화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치에 불확실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으로 분석한 것과는 분명 다른 행보입니다. 하나금융투자는 보고서에서 "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통한 성장성으로 선두경쟁에 다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호평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금융권에서 KB증권의 팔이 KB금융 쪽으로 너무 굽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KB금융과 신한지주의 리딩금융그룹 쟁탈전이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조 회장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KB증권이 전략적인 찬물 끼얹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입니다. 물론 리서치센터마다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KB증권이 유달리 신한지주에 부정적인 시선을 던지고 있다는 쓴소리는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증권의 잇단 찬물에 신한지주의 주가는 흔들렸을까요. 이날 신한지주는 전장 대비 1.32% 오른 4만61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확정지은 지난 9월5일(종가 4만2450원)부터 신한지주의 주가는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신한지주의 기업가치에 기대를 거는 투자자가 더 많다는 방증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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