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중복 가입 후 고액보상 막는다…합산한도 심사 강화
보험사 중복 가입 후 고액보상 막는다…합산한도 심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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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점검 이어 사후점검 실시…모럴해저드 방지 차원
"한도 위반 시 법적 근거 없어 실효성 의문" 시각도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동일한 보장에 대해 여러 보험사에 중복으로 보험을 가입해 고액의 보상금을 노리는 보험 사기 단속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손해보험사들이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방지 차원에서 업계합산 한도 점검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위반시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어 당국 차원에서의 업계 공통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업계합산 한도 심사인 사전점검에 이어 사후점검도 강화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달부터 사후제어를 실시했다. 기존에는 사전점검만 운영했지만, 사후점검을 통해 업계합산 한도 심사를 강화하려는 취지다.

삼성화재도 사후점검 시행을 검토 중이다. 이미 KB손해보험은 지난 2012년부터, 현대해상은 지난해 9월부터 적용해왔다.

(표=서울파이낸스)
(표=서울파이낸스)

사후점검은 사전점검에서 걸러내지 못한 업계누적 한도 초과 건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작업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청약시점에 업계 전체누적한도를 확인 후 가입한도를 사전점검 한다.

다만 이 경우에는 이같은 제어를 피하기 위한 편법으로 같은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한번에 청약하는 꼼수가 성행했다. 

업계합산 금액은 신용정보원의 업계공통전산망 가입내역을 기준으로 적용하는데, 전산망 반영이 1~2일 가량 소요되는 것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컨데, 업계합산 한도가 100만원인 골절진단비 담보를 같은 날 다른 보험사에 100만원씩 청약하게 되면 가입이 되는데 업계전산망 반영이 된 후 따로 가입하게 되면 가입이 막히거나 감액된다.

손보사들의 이같은 조치는 금융당국의 취지와 발맞춰 정액담보 중복가입을 이용해 고액보상을 받으려는 모럴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정액형 상품은 보험금 중복 수령이 가능하다보니 여러 보험사에서 동일 진단비 담보에 중복 가입하는 경우 고액 보험금을 타내려는 보험사기의 위험성이 있다. 때문에 금감원은 골절진단비, 입원일당 등 정액담보의 가입한도 축소를 업계에 권고한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사후점검을 시행한 후 실제 5~6%였던 업계합산 한도 초과건이 2~3%로 줄었다"며 "실제 감액된 사례도 있지만, 설계사 경각심을 고취시켜 보험사기를 방지할 수 있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모럴해저드 방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업계합산 한도를 위반했을 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사후점검 제도를 검토 중인데도 도입하지 못 하고 있는 보험사들의 이유는 법적안정성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업계합산 한도는 인수완화 등의 이유로 보험사간 기준이 달라 형평성에 어긋나는 문제도 있지만, 보험사간 자율적인 협약일 뿐 법적 제재 근거가 없다"며 "모럴해저드 방지 취지인 만큼 당국 차원에서의 업계 공통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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