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이룬 코스피...낙폭,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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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發 초강력 쓰나미...亞 증시 폭락
글로벌 신용경색 공포감 갈수록 확산
유럽, 벌써 270조 사상최대 '진압작전'
효과 "글쎄!"...실물경제 전이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과연 오늘은 얼마나 떨어질 것인가? 휴장때문에 떨어지지 못한 것까지 합쳐서 대폭락할 것인가, 아니면 완충효과로 낙폭이 줄어들 것인가. 혹시 의외의 돌발 호재가 덜컥 터져나와 상승하는 것은 아닌가.
휴일인 광복절(8월15일)은 주식투자자들에겐 이래 저래 잠 못이루는 밤이었다.
열대야도 열대야거니와 '그 놈'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뭐길래?
미국증시와 아시아 증시의 동반 폭락소식으로 잠을 설칠 수 밖에 없는 하루였다.

◇ 다우 이틀새 370p↓..1만2900선 붕괴
15일 뉴욕 주식시장은 장초반 다우 지수의 1만3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유동성 공급 재개 등에 힘입어 신용경색 우려감이 진정되면서 반등, 오후장 초반까지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메릴린치가 미국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에 대해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한 게 신용경색 공포에 다시 불을 지폈고, 지수는 다시 급전 직하. 그 결과 오후장 후반 투매현상까지 나타나면서가 시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유가도 한 몫 거들었다.국제 유가가 허리케인에 대한 우려와 에너지 재고 감소 여파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95센트 오른 73.33달러로 마감했다.
물론, 호재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과 제조업경기 지표와 관련 희소식이 발표되긴했지만, 이미 주눅이 들대로 든 투자심리를 회복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다우 지수는 1만2861.47로 전일대비 167.45포인트(1.29%) 급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29포인트(1.61%) 밀린 2458.83으로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06.70으로 전일대비 19.84포인트(1.39%) 빠졌다.
이로써,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이틀동안 무려 370포인트 급락하면서 1만3000선과 1만2900선이 한꺼번에 붕괴됐다.

◇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쇄도산'?
미국 최대 서브프라임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CFC)이 신용경색으로 파산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신용경색 공포의 진원지다.
메릴린치는 모기지산업의 유동성 문제가 컨트리와이드의 가치를 더욱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컨트리와이드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매도'로 낮췄다.
이는, 이날 주가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공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채권자들이 컨트리와이드로 하여금 헐값에 보유 자산을 팔도록 마진 콜을 가중시키거나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현금 조달 능력에 대한 확신을 잃는다면 사실상 파산상태로 이어질 수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약세장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다면 컨트리와이드는 파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날 메릴린치의 투자등급 하향 조정으로 컨트리와이드의 주가는 13% 급락했다.
올들어 이미 반토막이 난 상태.
또 다른 모기지업체인 KKR 파이낸셜 홀딩스도 모기지 자산 51억달러 매각에서 40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는 소식에 31% 급락했고, 스코티쉬 리도 프라임 신용등급이 아닌 모기지 자산이 31억달러에 달한다는 소식에 24% 나 폭락했다.

◇ 호재도 많건만 '무의미'
한편,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휘발유 가격 하락 등에 힘입어 8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는 7월 CPI가 전월의 0.2%에서 0.1%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와 동일한 수준.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도 2개월 연속 0.2%를 기록하면서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이같은 7월 CPI의 둔화세는 에너지 가격 하락을 비롯해 주거 비용의 완만한 증가, 보합세를 유지한 자동차 가격 등이 의류 및 의료 비용의 증가세를 상쇄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CPI는 전년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근원 CPI의 증가율은 2.2%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인플레이션 안심권인 1~2%의 상단에 근접했다.
또, 미국 뉴욕 지역의 8월 제조업 경기도 월가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8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1년 최고치를 기곡했던 전월의 26.5에서 25.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19.0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한편, 7월 산업생산도 설비가동률 및 자동차생산 증가에 힘입어 0.3% 늘어났다.

◇ 유럽·亞 증시 동반 폭락
문제는 미국발 악재가 세계금융시장의 신용경색 공포로 이어져 글로벌증시의 악재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에 이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유럽 증시와 아시아 증시가 모두 급락했다..
유럽에서도 영국(―1.21%) 프랑스(―1.63%) 독일(―0.66%) 증시가 하락세로 마감됐다.
15일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미국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전날보다 369.00엔(2.19%) 하락한 16,475.61엔으로 마감돼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만 자취안지수(―3.57%)와 홍콩 H지수(―3.43%)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하락세로 마감했다.

◇뮤추얼펀드-CP시장으로 '전이'?
이와 관련,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충격이 뮤추얼펀드와 기업어음(CP)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14일 뮤추얼펀드 가운데 규모가 작은 회사들에 투자한 스몰캡 펀드와 부동산펀드, 정크본드(신용등급이 낮은 회사가 발행하는 고위험 고수익 채권)에 투자한 펀드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자금이 증권과 채권 쪽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머니마켓펀드(MMF)와 미국채로 대거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것. 로이터통신도 이날 미국 CP 시장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우려섞인 보도를 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1조1500억 달러 규모의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시장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이 몰아칠 경우 심각한 타격을 입을 뿐 아니라 금융시장에 또 다른 위기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전한 투자대상으로 꼽히는 CP까지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신용경색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사상 최대 '진압작전'...찬반 논란
한편, 유럽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주도로 사상 최대의 금융불안 진화작전이 펼쳐지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ECB는 프랑스 파리 금융시장을 정조준해 막대한 자금을 퍼붓고 있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이 펀드 환매를 중단한 이후 ECB는 나흘 동안 2117억 유로(약 270조원)를 풀었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 금융회사의 보유 채권을 무제한 매입해 주는 방식으로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시장 개입은 사상 최대 규모며 벌써 우리나라 한 해 예산(240조원)보다 많다. 그러나, 나흘이 지나도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ECB의 자금 방출이 일시적 진통제는 되겠지만 더 큰 위기는 지금부터일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리가 커지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초저금리 상황에서 진행돼 온 '대규모 차입-부실 투자'의 후유증이 금리가 5%대로 치솟자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는 것. 아니나 다를까, 진정 기미를 보이던 세계 증시는 14일 저녁(한국시간)부터 다시 밀리기 시작했다.

◇ 실물경제로 전염시 "독약될 수도"
블룸버그통신은 "투자자들이 움츠러들어 안전한 기업어음(CP)마저 매수를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불안이 소비심리까지 위축시켜 실물경제로 전염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CB의 긴급 대응에 대해 이코노미스트인 '엔디 셰'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칼럼을 통해 "무책임한 금융인, 탐욕스러운 투자자, 헤지펀드의 실패 책임을 중앙은행이 떠맡는 것은 잘못"이라며 "중앙은행의 과도한 시장 구제는 끝내야 한다"고 비난했다.
물론, 긍정적 평가도 있다. 골드먼삭스의 유럽시장 분석가인 에릭 닐슨은 "ECB는 교과서 대로 움직였다"며 "소극적인 초기 대응으로 불안심리를 잠재우지 못했다면 더 큰 비난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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