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 증시에 거래절벽…증권사 3Q 실적 '뚝'
지지부진 증시에 거래절벽…증권사 3Q 실적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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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곳 영업익 전망치 7595억'전분기比 17%↓'…거래대금 평균 32% 급감 영향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 3분기 증권업계 실적이 뒷걸음할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 13조 원대를 넘나들었던 거래대금이 하반기 들어 30% 이상 급감하면서 주요 수입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부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6곳의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총 7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9159억원)과 비교해 17.1% 감소한 수준이다.

주요 증권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단위:억원)
주요 증권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단위:억원)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대우가 1768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일하게 2000억 원대를 넘어섰던 전 분기(2130억원) 대비 한 분기 만에 17%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2분기 16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던 NH투자증권은 3분기 1316억 원으로, 가장 큰 하락폭(25.2%)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령주 배당사고로 신규 고객 모집 제한 등 여파가 나타난 삼성증권도 20% 가까이 감소한 1063억으로, 1000억 원대에 턱걸이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외에 한국금융지주(1930억원→1660억원) 메리츠종금증권(1269억원→1051억원) 키움증권(859억원→737억원) 등도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업계 실적 악화는 지지부진한 증시에 따른 거래대금 급감이 주 요인이다. 3분기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3938억 원(3개월 평균치)으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13조8779억원)와 견줘 32%가량 급감한 규모다. 올해 초 증시 활황에 일평균 15조 원대를 넘나들었지만, 5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까닭이다.

코스피시장 2분기(위)·3분기 거래대금
코스피시장 2분기(위)·3분기 거래대금

개인 투자자의 투자가 줄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뚜렷한 내림세로 이어졌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32.7% 감소하고, ELS·DLS 조기상환 규모가 46.7% 감소하는 등 시장변수 악화가 증권업계 이익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3분기 투자은행(IB) 관련 이익도 2분기 대비 축소될 것"이라며 "대형 부동산 유동화 및 해외 자문수수료가 많았던 2분기의 기저효과와 3분기 예정된 딜들이 4분기로 연기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8월 채권금리 급락 구간에서 일부 대형사는 채권평가이익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되면서 실적 악화를 일부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수익 비중이 높은 브로커리지 부문에서 부진한 증권사들은 저마다 IB와 자기자본투자(PI)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거래대금 리스크'를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3분기 전체 실적 하락폭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론 중소기업 육성과 함께 진행되는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과 현재 초대형IB 육성 정책이 증권사에 새로운 먹거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발행어음 인가를 받았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지난달 28일부터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회사의 신용공여한도가 100%에서 200%로 확대됐다. 

김 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의 비즈니스 구조도 과거 단순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IB 및 세일즈앤드트레이딩(Sales & Trading) 업무 영역으로 넓혀 가고 있다"면서 "적절한 리스크 관리 하에 이뤄지는 비즈니스 다각화는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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