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나름 잘 나가는' 깔라만시소주 외면 왜?
하이트진로 '나름 잘 나가는' 깔라만시소주 외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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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액 타 마시면 숙취 없다 입소문 타고 인기 끌지만 과일리큐르처럼 '단기 유행' 그칠 수도
'좋은데이 깔라만시(왼쪽)'와 '순하리 깔라만시(오른쪽)'. (사진=각 사)
'좋은데이 깔라만시(왼쪽)'와 '순하리 깔라만시(오른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소주 시장에 '깔라만시' 열풍이 거세다. 최근 2030대 소비자 사이에 깔라만시 소주 붐이 일면서 무학과 롯데주류가 잇따라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과일 리큐르처럼 깔라만시 소주 인기도 빨리 시들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1일 주류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초 무학과 롯데주류는 각각 '좋은데이 깔라만시', '순하리 깔라만시'를 선보였다. 깔라만시는 레몬보다 30배 이상 비타민C가 풍부하고, 해독 작용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국내 다이어트족에게 인기 있는 과일이다.

주류업체들은 지난 2015년 소주업계를 강타했던 과일 리큐르 열풍이 시들해지자 해외 수출용 과일 리큐르 개발·출시에만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서 걸그룹 마마무 멤버 화사가 깔라만시 소주를 소개한 이후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소주에 깔라만시 원액을 타서 마시면 숙취가 없다는 입소문이 돌자, 깔라만시 원액이 불티나게 팔렸다. 이에 주류업체들이 깔라만시 소주를 출시하게 된 것.

롯데주류가 지난달 4일 선보인 '순하리 깔라만시'는 깔라만시 과즙이 0.1% 들어있으며 톡 쏘는 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날씬하게 맛있는 착한 과일소주'라는 순하리 콘셉트와 잘 어울려 개발하게 됐다는 게 롯데주류측 설명이다. 알코올 도수는 12%로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가정채널을 통해 우선 출시했다.

무학이 롯데주류보다 하루 앞서 출시한 '좋은데이 깔라만시'는 깔라만시 과즙이 2.5% 함유됐으며 새콤달콤한 맛이 특징. 저온 냉각 여과 공법을 이용해 깔라만시 고유의 풍미를 살렸다. 알코올 도수는 12.5%로 순하리 깔라만시보다 0.5%포인트 높다. 가정용으로 우선 출시된 순하리 까라만시와 달리 일반 음식점과 주점 등 유흥 채널에서 먼저 선보였다.

소비자들에게도 깔라만시 소주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정재윤(27)씨는 "깔라만시 소주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깔라만시 원액을 사서 섞어 마셨다"면서 "제품이 출시된 이후로는 좋은데이 깔라만시를 즐겨 마시고 있다. 일반 소주보다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무학 관계자는 "좋은데이 깔라만시는 출시 이후 영업일 기준 보름 만에 100만병이 팔렸다"면서 "과일 리큐르가 한창 인기가 높을 땐 한 달에 100만~200만병 정도 팔렸는데 지금은 10만병대로 떨어졌다. 그에 비하면 상당히 잘 팔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무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20일부터 편의점, 마트 등 가정 채널로도 판매를 확대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에는 소주, 맥주만 팔아도 매출이 나왔지만 최근에는 소비자 입맛이 다양해져 그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면서 "깔라만시 소주 외에 앞으로도 소비자들 요구에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2015년 붐이 일었다 금방 열기가 꺼진 과일 리큐르처럼 깔라만시 소주 인기도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본다. 자몽에이슬을 제조·판매하는 하이트진로도 이같은 이유로 깔라만시 소주를 출시하지 않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주에 깔라만시를 타서 마시는 음용법이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출시를 따로 고려하지 않는다. 이전에 경쟁사들이 앞 다퉈 여러 가지 과일맛 소주를 출시했을 때도 우리는 자몽에이슬과 청포도에이슬 판매에 주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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