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통합 앞두고 '증권사 선물업 겸업' 논란
증시통합 앞두고 '증권사 선물업 겸업' 논란
  • 임상연
  • 승인 2003.07.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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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협 의뢰 용역보고서 형식 문제 제기 '명분용' 인상
선물업계 현-선분리 원칙 무시... 선물사 고사 반발
증권산업 구조개편과 맞물려 현실화 가능성 높아


증시통합을 앞두고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 논란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0일 증권업협회가 한국재무학회(회장 김인준 KAIST 교수)의 연구보고서를 기초로 한‘증권사의 선물업 겸업’ 주장에 대해 선물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정부의 증시통합방안은 증권업계와 선물업계간의 또 다른 기(氣)싸움으로 전이되고 있다.

업계는 ‘증권사 선물업 겸업’ 주장이 최근 정부의 지수선물 부산이관 및 3대 시장 통합과 맞물려 이미 예견된 일로 분석하고 있다. 증시통합 논의 때부터 이미 증권업계는 사장단 또는 실무자 회의를 통해 증권사의 선물 취급을 추진한 상태였고 정부당국에도 선물업 겸업 주장을 피력한 상태였다.
증권업협회가 학계에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에 대한 용역을 의뢰한 것도 겸업 주장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자는 의도일 뿐 이미 답안지가 마련된 상태였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전문가들은 이번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화 문제가 그 동안 정부가 추진해 온 수익증권 판매 확대, 방카슈랑스등과 같이 일련의 부분적 금융겸업화와는 달리 선물업계 전체의 생존이 달린 이상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의 지수선물 취급과 증시 선진화를 위해 현-선물 연계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현실화될 가능성도 높다는 지적이다.

한편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의 가장 큰 문제는 겸업의 타당성보다 정부당국의 현-선물 분리를 통한 시장 전문화, 분업화라는 금융정책 노선이 완전히 틀을 벗어난다는데 있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정부당국의 금융정책 노선 변경이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뿐만 아니라 투신의 운용과 판매의 분리, 은행 보험 등 금융권역별 영역 분리등 현재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금융 계혁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 논란은 향후 정부당국의 금융정책 노선의 변화는 물론 국내 금융시장 개혁에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주



▶증권사 선물업 겸업은 예견된 일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 주장은 이미 증시통합문제가 거론되기 이전부터 공공연히 제기돼 왔던 문제다.
선물중계를 전업으로 삼는 12개 선물사 중 상당수가 증권사의 계열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굳이 중복되는 업무를 분류해 취급할 필요가 없다라는 게 증권업계의 주장이다.

또 선물사들이 현재 취급하고 있는 선물상품 중 국채선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들이 시장조성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비록 전업은 아닐지라도 점포수나 고객수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증권사들이 업무를 겸업해야 그나마 시장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최근 정부의 증시통합방안이 증권업계가 선물업을 겸업화 하는데 하나의 명분을 제공해 주는 결과가 됐다.

증·선 통합이 단순히 외형적인 통합이 아니라 양 업계간의 구체적 업무는 물론 이에 따른 전산부분의 통합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단순히 전업사라고 해서 선물사만이 선물상품을 취급해야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렇다 할 수익도 내지 못하면서 단순히 선물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물사만이 선물상품을 취급해야 된다는 건 억지에 불과하다”면서, 더욱이 정부가 증·선물시장을 통합하려는 과정에서 선물사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굳이 상품을 분리해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선물사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가지수선물이야 주식시장과 연동돼 움직이는 만큼 증권사에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국채선물을 비롯한 금, 달러 등 선물상품들은 상품의 성격 및 구조가 판이하게 다른 이상 이를 전업으로 취급해 온 선물사가 취급해야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

더욱이 선물업을 전업으로 삼는 선물사가 상품을 취급하는 것과 이를 사업부 개념으로 취급하려는 증권사와의 경쟁력에서 볼 때 오히려 시장을 후퇴시킬 수 있다는 게 선물업계의 주장이다.

한 선물사 사장은 “국채선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들이 시장조성에 들어가 있고 선물사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증권업계가 선물상품을 겸업으로 취급한다고 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향후 시장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선물사만 고사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금융업 겸업화 탄력 받나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업의 겸업화와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 주장에 앞서 정부는 수익증권 판매확대와 방카슈랑스 등을 통해 각 금융 권역별간의 장벽을 허물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증권사의 선물업 겸업은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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