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판알 튕기는 'KAI'에 지역갈등으로 치닫는 '사천'과 '고성'
[기자수첩] 주판알 튕기는 'KAI'에 지역갈등으로 치닫는 '사천'과 '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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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시앗 싸움에 요강 장수'라는 속담이 있다. 여기서 '시앗'은 첩을 뜻하는 순수 우리말로 본처와 첩이 싸우다 요강이 깨지면 요강 장수만 득을 본다는 것으로, 둘 사이 싸움으로 제삼자만 이득을 본다는 뜻이다. 최근 항공부품 공장을 놓고 경상남도 사천시와 고성군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그런 모양새다.

최근 KAI가 고성군에 항공부품 공장을 신축하려는 움직임이 일자 사천시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사천시를 기반으로 성장한 KAI가 사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 공장을 짓는 것을 두고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천시는 KAI 민영화, 항공기 정비(MRO)사업 지정 등 KAI가 어려울 때 시민과 시의회가 나서 힘을 실어줬는데, 일언반구도 없이 고성에 항공부품공장을 신축하겠다고 한 것은 사천시민과 자신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사천시와 사천시민은 즉각 대책위를 출범하고 KAI 고성공장 저지 결의안을 채택하며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강경 대응 태세에 돌입했다. 사천시와 정면충돌을 의식한 듯 KAI는 아직 아무것도 결정 난 것이 없다는 입장만 내세운다.

고성군 또한 KAI의 항공부품 신축공장을 반드시 유치해야만 한다. 고성군은 고용위기지역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군 내부 사정이 좋지 않다. 실제로 고성군은 고용이 조선업에 집중되다 보니 몇 년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으로 군 내 고용절벽과 대규모 실직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성군 입장에선 KAI의 이번 신축 공장 설립 유치가 군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고성군은 현재 추진 중인 '고성이당산업단지' 내 공장 신축 부지를 KAI에 10년간 무상으로 제공하는 조건을 내걸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하지만 공장부지 무상제공은 사실이 아니라는 게 고성군의 해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얘기가 퍼지고 있다는 것 또한 그만큼 고성군 내에 KAI의 공장 설립이 필요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무상제공이든 아니든 KAI의 항공부품 공장 신축을 두고 두 지방자치단체가 지역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저렴한 공장부지 임대 등 사업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내건 쪽에 몸이 움직이는 것을 두고 기업을 비난할 수는 없다. 다만 KAI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마찰 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두 지역 간에 갈등이 생기든, 감정의 골이 깊게 파이든 좋은 조건을 내놓은 쪽에 신축공장을 유치하면 된다는 속내가 보이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KAI는 말을 아끼고 있다. 애초 보은의 대상이라는 사천시와 터놓고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고성군에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언반구 없다. 항간엔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KAI는 지난 2013년 에어버스사 항공기 날개 하부구조물 생산공장을 산청군에 짓기로 하면서 사천시와 갈등을 빚었다. 당시 김홍경 KAI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으로 새누리당 출신 이재근 군수와 유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쨋든 항공부품 공장 신축을 두고 사천시와 고성군이 지역갈등으로까지 치닫도록 방조한 책임과 함께 갈등을 봉합해야 할 책임도 KAI에 있다. 이번 사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경계해야 할 것은 지역갈등이다. 어느 정도 사태가 커진 이상 지금이라도 KAI는 사천시와 고성군 그리고 경남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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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조선해양 2018-10-21 21:45:50
KAI 사장님!
고성군 성동조선해양에 아주 넓은 부지가 있습니다.

BadKai 2018-09-22 21:13:14
Kai 사장은 사천시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왜 사천시와는 사전에 협의 한번없이 고성군과 경남도에서 먼저 우선사업자 정보를 알고 있습니까?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것 입니까? 명분쌓기용 사전작업인가요? 송도근 사천시장은 왜 발벗고 kai와 소통에 나서지 못합니까? 무능하고 권위적인 시장은 필요없습니다 kai가 산청에 이어 이번에도 고성으로 배신한다면 사천시민은 더이상 카이에 대한 애증을 버리고 카이사장을 비롯한 사천에서 인적 물적 모든것을 보이콧하고 부도덕한 카이 발 못붙이케 떠나 보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