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로 눈 돌리는 은행권…우량 기업대출 경쟁 치열
中企로 눈 돌리는 은행권…우량 기업대출 경쟁 치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1주택자 이상에 대한 규제지역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봉쇄하는 '9·13 대책' 대출규제를 즉각 시행한 지난 14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대출상품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1주택자 이상에 대한 규제지역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봉쇄하는 '9·13 대책' 대출규제를 즉각 시행한 지난 14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대출상품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대출을 제한하는 9.13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대출을 옥죄자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9.13 대책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세대가 규제 지역에서 신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다. 임대사업자 대출의 경우 규제 지역의 주택을 담보로 한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한다. 이에 더해 오는 10월부터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면 가계대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가계 대출액(원화기준)은 지난해말 현재 660조4000억원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말(384조9000억원)보다 71.6% 급증했다. 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자금의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전체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463조7000억원으로 70.2%를 차지했다. 저금리 기조 아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늘었고, 은행도 기업대출보다 수익률이 높고 위험가중치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계대출에 집중했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결국 정부의 강화된 부동산 대책과 은행의 가계대출 중심의 경영전략이 충돌하며 향후 은행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은행의 중심 수익원이었던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임대사업자대출이 줄줄이 막힐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은행 산업의 핵심 변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시장 대책, 그리고 이와 연결돼 추진되는 가계부채 구조조정 진행 속도와 강도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가계대출 위주의 영업 관행에서 기업대출로 방향을 틀고 있다. 급증하는 가계대출에 대해 연일 경고음을 낸 금융당국의 '눈총'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핵심과제인 '생산적 금융'에 보조를 맞춰 중소기업 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8월말 기준 중소기업 대출 잔액(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은 329조796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01조4459억원) 대비 9.4% 증가한 수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 및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자금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사업을 영위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도 쉽지 않아 앞으로 우량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