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쌍용차 노조의 옥쇄파업 그리고 복직
[데스크 칼럼] 쌍용차 노조의 옥쇄파업 그리고 복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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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지난 2009년 5월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굴뚝에 노동자 세 명이 오르며 파업이 시작됐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이 굴뚝에 오르지 못하도록 입구를 봉쇄했다. 이른바 '옥쇄파업'이다. 파업이 있기 전 당시 대주주였던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른바 '살아남은 자'와 '잘려나가는 자' 사이에 갈등이 커졌지만 회사는 손을 놓았다.

파업이 시작되면서 노-노 갈등은 커졌고 잘려나가는 이들은 공장을 봉쇄하고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해고는 죽음이다'라는 각오로 파업에 임했다. 사측과 일부 노동자들은 공장을 검거한 노조원들과 대치했고 공장에 들어오기 위해 온갖 애를 썼다. 이 과정에서 공장 안에 있던 노동자들은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 등을 쏘며 저항했다. 당시 기자도 공장 밖에서 이를 취재하며 날아오는 볼트와 너트를 맞을 뻔한 적도 여러 번이었고 비를 맞으며 쉬어버린 김밥을 꾸역꾸역 삼켜야 했지만 살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이를 넘겼다.

결국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으로 넘어갔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를 재건하며 이제 국내 시장서 판매량 3위를 이뤄냈다. 하지만 그 사이 공장에서 쫓겨난 이들 중 사망한 이가 여럿이다. 또한 구조조정 된 이들 중 일부만 공장으로 돌아가며 이들 사이에서도 작은 갈등이 있었다.

다행이도 쌍용차가 내년 상반기 말까지 남아 있는 이들을 모두 복직시키겠다고 밝히면서 10년간의 반목이 막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죽음의 공장이 새로운 삶으로 바뀔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다. 이미 세상을 등진 이들과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쌍용차가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이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그래도 해야만 한다. 죽어간 이들은 청춘을 바쳐 최고의 차량을 만들기 위해 땀방울을 흘렸고 삶을 지기키 위해 자기방어를 했을 뿐이다. 회사가 어려워진 것은 소비자가 원하는 차량을 만들지 못했고 경영을 잘못해서이지 성실히 차량을 만드는 이들의 과오는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가 어려워져 국민 대다수의 삶이 팍팍해졌다. 여기저기서 사람을 해고하고 있다. 회사도 어려움이 있기에 그럴 수 있겠지만 떠나는 이들은 벼랑 끝에 몰리는 심정일 것이다. 이들의 상심한 마음을 헤아린다면 이번 쌍용차의 결정처럼 어려움을 해결한 뒤 반드시 떠나보낸 이들을 불러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쨌든 내년 상반기까지 공장을 떠났던 이들이 되돌아와 활기 넘치는 공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한 대라도 더 팔아 회사가 잘 돼 떠난 이들을 다시 불러오면 좋겠다"는 쌍용차 관계자의 말을 가슴에 새겼던 기자는 지난해 차를 바꾸면서 쌍용차 차량을 구매했다. 다가오는 추석, 멀지 않은 귀향길이 조금은 뿌듯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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