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안정 궤도'
4대 금융그룹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안정 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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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다양화·고객 확보 효과…'지분투자 등 적극적 노력 필요' 지적도
핀테크 스타트업이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핀테크 스타트업이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전문가들의 멘토링을 받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이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서비스 다양화·고객 확보 등 유무형의 수익을 올리는 등 안정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스타트업 육성 방식이 금융지원 수준에 그치는 점은 개선될 부분으로 지목됐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은 '내부 혁신' 한계 극복과 우량고객 확보 목적으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스타트업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부터 금융테스트 환경과 금융 혜택 등 실질적인 도움과 해외진출 지원처럼 글로벌 성장을 돕기 위한 방안까지 다양하다.

스타트업 육성 성과가 가장 좋은 곳은 신한금융이다. 신한퓨쳐스랩은 지난 2015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8월까지 4기에 걸쳐 총 61개사를 발굴·육성했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서비스를 그룹사에 연결해 상용화하는 사업모델 발굴도 1기 5건, 2기 8건, 3기 10건, 4기 13건 등 총 36건이 도입됐고, 매 기수마다 증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베트남 호치민 정부와 협업해 국내 퓨쳐스 랩 육성 기업 중 3개사를 선발해 현지 시장 진줄을 지원하고, 베트남 내에서도 5개 기업을 선발했다.

신한퓨쳐스랩이 키워낸 스타트업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 중인 '스트리미'와 P2P금융업체 '어니스트펀드'가 대표적이다. 어니스트펀드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치금 신탁관리 시스템을 신한은행과 공동 개발했다.

하나금융도 2015년부터 원큐 애자일 랩(1Q Agile Lab)이란 스타트업 멘토링 센터를 열었. 올해 3월 6기를 모집하고, 다양한 핀테크 영역에서 협업가능성과 성장가능성을 검토해 총 44개 스타트업을 가려냈다.

원큐 애자일 랩 프로그램은 유사기술 보유기업을 매칭해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법률·특허를 지원하고 멘토링을 통해 기술 개념검증(Proof of Concept, POC)을 도출한다. 그 결과 12개 스타트업이 하나금융 그룹사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동사업을 추진 중이다.

4기 출신인 마인즈랩은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기술을 개발해 대화형 금융플랫폼 'HAI 뱅킹'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같은 기수의 비에스엠아이티(BSMIT)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하나금융투자와 협업하고 있다.

KB금융의 KB스타터스 밸리(Starter’s Valley)는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기수 제도가 아닌 육성 기업을 추가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7월까지 47개 스타트업이 선정돼 협업공간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6월부터는 KB금융이 자체 구축한 클라우드 테스트베드에서 POC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스타트업은 KB금융 그룹사들과 66건의 서비스를 제휴하고 117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한 우리은행의 위비핀테크랩(Lab)은 2016년 7월 정부 지정 핀테크 특화 창업지원센터를 운영 중이다. 초기(예비) 창업자가 6개월~1년동안 입주하면서 사무공간, 교육·IR·사업화 등을 무상 지원받는다. 3기수 17개사가 발굴돼 총 56건의 업무협약을 하고, 91억2000만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중기벤처부, 미래부, 창업진흥원 등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한국신용데이타, 에이젠글로벌, 엘핀 등 핀테크 기업을 배출해냈다.

하지만 현재 공간제공·금융혜택 등 간접 지원한 뒤 제휴에 그치는 육성 방법을 지분 투자 같은 적극적인 방법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서 작성한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센터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국내 은행들은 육성한 스타트업이 일정 수준의 궤도에 오른 뒤에는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1~2개 서비스를 제휴하는데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상목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보다 적극적인 협업관계를 위해 기업인수 또는 지분 투자 등을 활발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며 "스페인은 BBVA나 미국의 골드만삭스 등 해외금융회사와 같이 유망 IT기술이나 자원을 보유한 핀테크 기업에 대한 인수·지분투자 등 자양한 모델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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