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 평양 대신 미국 출장···'실리 택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 평양 대신 미국 출장···'실리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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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위층 만나 관세 제외 등 설득에 '총력'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사진=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 (사진= 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경제인 대표단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던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 수석부회장이 평양이 아닌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6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 부회장이 청와대 간택에도 이런 결정을 한 데는 현대차그룹의 최대 현안인 미국 관세폭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정부는 현재 수입차 및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검토 중이다. 이를 근거로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국내 자동차 업계는 대미 수출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처지에 놓인다.

만일 미국의 관세 25%가 현실화되면 지난해 60만 대 차량을 미국에 수출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3조5000억원의 달하는 관세 폭탄을 맞게 된다.

정 부회장이 한반도 최대 정치 이슈인 남북 정상회담 수행단에 빠지면서까지 미국행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또 일정이 오래 전부터 잡혀있었던 점도 방북 포기에 이유 중 하나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특별수행단을 발표하면서 "정 부회장은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등과의 미팅이 많이 잡힌 것으로 들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232조 조치에서 한국이 제외되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정 부회장은 그 핵심 당사자로서 오래전부터 약속을 잡았다"며 정 부회장의 방북 경제인단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재계는 정 부회장이 미국의 고위층을 직접 만나 관세대상에서 현대차를 제외하는 등을 위한 설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실리를 택한 정 부회장이 관세부과 대상 제외나 관세율 인하 등 소기의 목적 달성을 하면 그의 그룹 내 리더십은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관세 부과와 관련한 면담을 마친 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차 조지아 공 등을 차례로 방문해 임직원을 격려할 예정으로 알려진다.

한편 이번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정 부회장을 대신해 김용환 부회장이 참석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 부회장은 입이 무겁고 글로벌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 현대로템 등을 통해 건설,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남북경협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이 청와대 요청에도 미국행을 택한 것은 남북회담도 중요하지만 그룹현안 해결의 실리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관세문제가 현대차그룹의 사활이 걸린 사안인 만큼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정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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