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부동산대책을 보는 시선들
[홍승희 칼럼] 부동산대책을 보는 시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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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들어서 여덟 번째 부동산대책이 나왔다. 짧은 시간 안에 너무 여러 차례 대책이 나온다는 비아냥도 있지만 이번 9.13대책은 그 이전에 비해 이번 정부의 정책적 방향성이 좀 더 분명히 드러나면서도 나름대로 상당한 강도를 지닌 대책이어서 이후의 시장 반응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부동산 관련 경제부처 장관들이 총출동한 자리에서 13일 나온 대책은 수요억제에 초점을 맞추었고 부동산 대책의 또다른 한 축인 주택공급 확대 방안은 21일 국토교통부가 따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고 하니 아직은 정부 대책이 반쪽만 나온 셈이다.

일단 나와 있는 정책을 뒤져보면 핵심은 투기성 돈줄을 옥죈다는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는 역대 최고세율인 3.2%, 기존 2.0%에서 1.2%p나 올렸다. 비율로는 무려 60%가 오른 것이니 세율인상으로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그런데도 시중의 반응은 의외로 미흡하다는 여론이 꽤 되는 듯하다. 종부세를 좀 더 과감하게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부동산이 우리사회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인 듯하다.

물론 한쪽에서는 세금 좋아하는 정부가 세금 걷기에 혈안이 된 것이라는 비아냥과 비난도 들린다. 보유 부동산이 많은 쪽에서 보자면 이번 정책이 언짢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제까지는 1주택이라는 이유로 변두리나 수도권의 3주택보다 더 비싼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서도 과세혜택을 받았던 이들로서는 이번 대책을 날벼락 맞은 듯 대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더 많은 이들이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바라고 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로는 종부세 강화에 대한 국민여론조사 결과 찬성이 56.4%로 과반을 넘은 반면 반대는 30.7%로 현저히 낮은 응답을 보였다고 한다.

종부세 인상보다 더 이번 대책의 핵심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대출규제 강화 방안은 겁나는대책이라는 표현까지 이끌어냈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전세자금보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규제지역에서의 임대사업자 대출에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가 새로 적용되는 등 다주택자의 대출 경로를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이번 대책에 대해 여론의 기대가 사뭇 높다.

물론 어떤 경우에나 그렇듯 회의론도 있다. 그것도 당장 공급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효과가 얼마나 있겠느냐는 반응부터 부자 무주택자들에게만 희소식이라는 비아냥, 이제 현금 없으면 서울에서 집 못산다는 유언비어성 비난까지 다양하다.

현금 없으면 서울에서 집 못산다는 비난은 아마도 서울의 강남이나 도심 근방 집값을 기준으로 삼은 이들의 반응일 수도 있겠다. 같은 서울이라 해도 도심권과 변두리 지역의 같은 평수 아파트 가격은 심하면 3배까지도 차이가 나고 있으니 그런 반응이 매우 제한적인 정보를 토대로 삼았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이번 대책이 과열된 부동산 경기를 식혀줄 수 있을까. 부동산 매물이 쏟아지고 투기수요가 쏙 들어갈 수 있을까. 일부에서 표현하듯 거래절벽까지 초래할까.

대책이 미지근하다고 불평하는 측도 있고 거래절벽이 올 거라며 호들갑떠는 측도 있지만 시장 반응은 아마도 당장의 열기를 식히는 정도로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공급계획이 나와 봐야 제대로 된 시장반응을 볼 수 있을 테지만 하루아침에 매물이 쏟아질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일단 대출 없는 다수 부동산 보유자들에게 이번 대책이 당장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그동안의 부동산 가격 상승 경험에 익숙한 터라 종부세 인상이 그리 큰 부담은 아닐 테니까. 다만 향후 중`단기적 가격 하락이 예상될 경우 대출비중이 큰 부동산부터 매물이 서서히 풀리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돈들이 흘러갈 물꼬가 아직 트이지 않은 게 걱정이다. 댐 수위는 높아졌는데 방류할 수로가 막혀 있는 꼴이기 때문이다. 혈액순환에 경색이 생기면 치명적이듯 돈도 사회적 순환이 막힌 경색 상황이 오면 병든 사회가 된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금리인상도 검토하고 신규 금융상품 개발도 서둘러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부도 이제는 거시적 정책에 이은 미시적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할 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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