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채우는 부동산 신탁사…신탁방식 재건축 확산에 '好好'
곳간 채우는 부동산 신탁사…신탁방식 재건축 확산에 '好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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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1개사, 서울 비롯 전국 정비사업 일감 따내
올 상반기 순익 2853억 '사상최대'…전년比 17.6%↑
현재 운영 중인 부동산 신탁사. (자료=각 사)
현재 운영 중인 부동산 신탁사. (자료=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신탁방식 재건축'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부동산 신탁사들의 곳간도 가득 차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새로운 신탁사 진입이라는 암초를 만났지만, 도시정비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실적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신탁사 중 작년 기준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한국토지신탁은 현재까지 12곳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초 확보한 서울 신길10구역 재건축은 '시행자' 방식으로, 영등포동2가 가로주택정비사업와 대전 용운 주공 재건축, 부산 대평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은 '대행자' 방식으로 일감을 따냈다.

시행자 방식은 신탁사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형태라면, 대행자 방식은 말 그대로 구성돼 있는 조합을 대신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신탁사 2위 업체인 한국자산신탁 역시 정비사업 일감 확보에서 뚜렷한 실적을 내고 있다. 여의도에서 강세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수정아파트, 광장아파트 시행자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 7월엔 상계동 주공5단지의 예비신탁사로 선정되며 서울에서의 사업지를 늘렸다. 

이밖에도 KB부동산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공작아파트 대교아파트를, 코람코자산신탁은 도봉 제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인천 송림5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을 확보했다.

업계는 신탁방식 재건축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 2016년 3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개정된 후 2년 만에 이뤄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사업진행 속도가 조합과 건설사들에 비해 빠르고, 금융당국의 감독 아래 투명하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점이 시장에서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토지신탁이 13년간 진전이 없던 대전 용운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을 2267가구 대단지로 개발해 분양에 성공한 사례는 신탁방식 사업 추진에 불을 댕겼다.

이런 흐름에 국내 부동산 신탁사들은 올 상반기 사상 최대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11개 부동산 신탁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2853억원으로, 전년 동기(2425억원) 대비 17.6%(428억원) 증가했다. 모든 부동산 신탁사가 흑자를 나타냈으며, 회사별 평균 순이익은 259억원 정도다.

한 신탁사 관계자는 "적지 않은 사업지에서 신탁방식이 시간을 아끼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결과"라면서 "재건축 등 도시정비 신탁물량이 꾸준히 늘면서 보수 수익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탁사들이 앞으로도 기록적인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신규인가를 통해 새로운 신탁사 진입하게 되면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신탁방식을 선택하는 정비사업지가 늘고 있는 추세이고,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에 공공택지 30여곳을 확보해 주택공급에 나선다면 신탁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부동산 신탁사들의 토지신탁 수익 의존도가 높으나, 정비사업 시행·대행 업무, 리츠 자산관리 업무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어 한동안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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