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자금지원 대안, 영국 '연금 주도형 기금' 주목
中企 자금지원 대안, 영국 '연금 주도형 기금'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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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연금 담보로 자금지원…원리금 상환시 연금펀드로 축적
P2P·크라우드펀딩 등 대안금융 이용 못한 소기업 자금조달 수단
연금 주도형 기금 이용 기업 현황 (자료=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영국의 연금 주도형 기금(Pension-led Funding) 이용 기업 현황 (자료=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경기 악화로 인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이 증가하는 가운데 영국의 '연금 주도형 기금(Pension-led Funding)'이 자금 지원의 대안적 금융 모델 사례로 소개됐다.

11일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은행대출, 주식투자 등 전통적 금융을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기법·수단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그 중 하나로 연금주도형 기금이 자리잡고 있다.

연금 주도형 기금은 회사의 경영진(오너와 이사)과 그 가족들의 연금을 이전받아 담보로 설정하게 되며 해당 기업에 대출이나 지식재산권(IP)의 세일앤라이센스백(Sale & License Back) 형태로 자금이 지원된다.

이 때 이전된 연금펀드의 50%까지 대출해주는데 국내의 연금담보대출처럼 개인에게 빌려주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과 계약을 체결해 자금을 지원하게 된다.

대출이라고 하지만 기업이 원리금을 상환하면 다시 연금펀드로 축적되기 때문에 기업이 성장할수록 경영진의 자산도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반대로 기업이 부실해질 경우 노후를 위해 준비했던 자산을 상당부분 잃을 수 있다는 위험성도 존재한다.

연금 주도형 기금을 이용한 기업들은 대부분 50인 미만의 소기업으로 개인사업자가 7%, 종업원 수 5인 이하의 기업이 60%를 차지했다. 기존 금융권은 물론 P2P나 크라우드 펀딩 등 다른 대안 금융마저 이용하기 어려운 작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다. 

특히 담보로 제공할 연금이 일정 수준 이상 쌓여있어야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창업자보다는 고령의 창업자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기업 중 48%가 업력 10년 이상 기업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업력이 쌓인 기업이 대출을 이용하는 만큼 차주의 약 60%가 운전자본을 충당하는데 자금을 활용했으며, 37%는 사업 확장, 29%는 자산 구입에 활용했다.

박희원 산업은행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원은 "연금 주도형 기금을 이용한 기업 가운데 62%는 이익이 증가했으며 43%는 고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나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며 "젊은 창업자보다 고령의 창업자들이 창업한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금융수단으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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