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김치프리미엄' 재발할 수도" -BOK이슈노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김치프리미엄' 재발할 수도" -BOK이슈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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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국내외 가격차 올 1월 50% 육박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 자산의 '김치프리미엄(국내에서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더 높은 현상)' 현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초 국내 거래소에서는 김치프리미엄으로 암호화폐가 해외거래소보다 48% 이상 비싸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동섭 한국은행 과장, 박기범 한은 조사역, 김영주 한은 조사역은 11일 BOK이슈노트 '암호자산 시장에서 국내외 가격 차 발생 배경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현재 암호자산 시장에서 투기수요가 진정되면서 국내외 가격 차가 축소됐으나 향후 국내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경우 국내외 가격 격차가 다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비트코인의 경우 원화 표시 가격을 미국 달러화로 환산해보면 2017년 7월∼2018년 5월 글로벌 가격보다 평균 5% 높게 형성됐다. 올해 1월에는 국내외 가격 차가 최대 48.29%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미국 달러화 표시 비트코인은 이 기간 글로벌 평균 가격보다 0.31%, 유로화는 0.19% 각각 낮아 차이가 크지 않은 수준이었다.

암호자산 가격차 확대는 국내시장의 이상과열로 수요가 급증한 반면, 재정거래 매커니즘의 원활한 작용을 제약하는 요인들로 인해 해외공급은 제한적인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정거래란 같은 상품이 가격 차가 날 경우, 저렴한 시장에서 상품을 매입하고 비싼 시장에서 매도해 이익을 얻는 거래를 말한다.

특히 수요 측면에서 투기수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가격 급등으로 인해 암호자산 투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높은 관심은 투기수요 급증으로 이어져 국내 암호자산 교환소에서 원화 입금액이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이전까지 해외가격이 상승(또는 하락)할 때 국내 가격은 그보다 더 크게 상승(또는 하락) 했는데, 이는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가격을 적극적으로 따라가는 매매형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해외에 비해 과열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암호화폐 유통시장에서는 재정거래 매커니즘의 원활한 작동을 제약하는 요인이 존재할 수 있다. 예컨데 비트코인의 경우 이용자가 이체를 요청하면 채굴자는 수수료를 지정할 수 있는데 국내외 가격 차가 확대하는 시기엔 블록체인 이체 요청이 급증, 채굴자가 수수료를 높게 책정해도 이용자가 이를 지불해야 했다. 

이로 인해 국내수요가 증가해 가격차가 발생했을 때 해외로부터 공급이 탄력적으로 증가하기 어려웠던 점도 암호화폐의 국내외 가격차가 확대·지속된 원인으로 꼽힌다. 암호화폐 시장은 금융기관 대신 개인이 주로 거래에 참여한다. 거래 규모와 전문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셈이다.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차 확대 현상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으며 원활한 재정거래를 제약하는 기술·제도적 요인들은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다. 때문에 향후 국내에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경우 암호자산 가격격차가 다시 뛰어오를 가능성이 상존한다. 

김동섭 과장은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격차는 그 자체로 국내 시장의 투기과열을 나타내는 지표일 뿐 아니라 불법 외환거래를 유도하는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암호화폐 유통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고 막연한 가격 상승 기대를 바탕으로 비이성적인 투자형태가 확산하지 않도록 교육과 홍보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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