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2명 석방, 왜?...본격협상 겨냥한 '협상 카드'?
인질 2명 석방, 왜?...본격협상 겨냥한 '협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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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없는 석방" ...美-아프칸 정부 '압박용'? 
"상황 낙관 아직 일러...사태 장기화 대비를"

[서울파이낸스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 탈레반에 의해 억류된 피랍자중 몸이 아픈 여성2명의 석방이 거의 확실해지면서, 향후 남은 피랍자 석방과 관련한 인질 석방의 '조건'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또, 탈레반이 포로 맞교환을 고집하다가 돌연 제한적이나마 인질을 석방한 배경이 무엇인지도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아직 어떤 경로로도 석방 조건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정황으로 미루어 포로 맞교환보다는 연내 아프칸 철군 약속과 몸값 지불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언론에 의하면 알 자지라 관계자가 "이들 여성인질 2명의 석방 조건으로 탈레반은 한국군의 연내 아프칸 철수를 요구했으며, 이는 한국 대통령도 약속한 바 있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그 가능성이 높다.

한편, 탈레반측이 주장하는 '조건없는 석방'이 사실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돼 주목된다. 2명의 인질 석방이 앞으로 전개될 본격적인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전략적 제스처'일 수도 있다는 것. 즉, 나머지 인질 석방협상을 위해, 한국측 협상단에게 일종의 '맛뵈기식' 석방카드를 들고 나왔을 가능성이 짙다는 것인데, 나머지 19명의 인질이 억류돼 있는 한 협상의 주도권은 연전히 탈레반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일단, 한국대표단에 대해 신뢰감을 심어주면서, 까다로운 협상조건으로 압박하겠다는 '노림수'일수 있다는 지적이다. 즉, 자신들의 최종 목적인 포로와의 맞교환을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과 아프칸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고도의 계산된 전략'일 수 있다는 것. 그 배경에는 여성을 인질로 삼는 것에 대한 국제사회, 특히 이슬람권의 비난여론을 희석시켜려는 의도 등 국제여론을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관측이 사실이라면, 본격적인 협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뜻이 되고, 아직 추후 협상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가정도 가능해 진다.
만약, 그 동안 시종일관 견지돼 온 탈레반의 석방조건인 '포로와의 맞교환'에 대해 한국대표단이 일단 '최대한 노력을 해 보겠다'는 식의 '약속아닌 약속'을 하고 2명의 피랍자를 구출하는 것이라면, 앞으로의 상황은 더욱 큰 난관에 봉착할 소지가 크다. 하지만, 우리정부가 한치 앞을 생각하지 않고 이같은 거래를 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관건은 탈레반이 '포로와의 맞교환'이외의 수용 가능한 쪽으로 조건을 수정하도록 유도하는 것. 테러전문가들은 이를 위해서는 협상통로를 어떻게든 유지한 채, 차근차근 신뢰를 구축해 가는 '시간싸움'(장기화)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협상에 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편, 피랍자 가족들은 '일괄석방'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맘대로 협상을 진행 할 수 없는 현 상황에서는 피랍자 가족들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협상에 도움)하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일치된 생각이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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