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제약·바이오채용박람회 흥행몰이…취준생 5000명 북적 
[현장클릭] 제약·바이오채용박람회 흥행몰이…취준생 5000명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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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유한양행·한미약품 구직자 몰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 깜짝 등장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 "혁신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 위한 인재 필요하다"
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사진=김현경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한 참가자가 보령제약 부스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9호선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7일 오전 이곳을 오가는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3번 출구에서 나와 하양 블라우스에 검정 바지를 입은 무리를 5분가량 따라가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건물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처음 마련한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50여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참여했다. 

채용 부스가 마련된 지하 1층 그랜드홀로 들어가니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어깨가 닿지 않곤 북적거리는 좁은 길목을 지나다니기 어려울 정도였다. 취업준비생(취준생) 입에선 연신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이 쏟아졌다. 이날 3시 기준 현장을 찾은 취준생 집계자는 5000명. 애초 예상했던 2000명보다 2.5배 많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고용 창출에 도움이 되고자 처음으로 채용박람회를 열게 됐는데, 예상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몰렸다"며 "한곳에 제약사를 모으면 더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회원사들 역시 적극적으로 나와줬다"고 말했다. 

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사진=김현경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들이 셀트리온 부스 앞에 몰려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취준생 사이에서 '인기 만점'이었던 제약사는 셀트리온. 부스 앞엔 30명을 훌쩍 넘는 예비 신입사원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일렬로 서있을 수 없는 좁은 구조라 줄은 반대편 일동제약 부스로까지 이어졌다.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다는 김미진(여·25)씨 역시 "학교 동기들 사이에서도 셀트리온이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귀띔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구주제약, 제일약품 종이가방을 들고 있는 취준생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지방에서 왔다는 안성환(25)씨는 "제약사 하면 한미약품이 아니겠냐. 연구개발(R&D)로 알아주는 곳이기 때문에 식품생명공학과 학생들 사이에선 셀트리온과 더불어 한미약품의 인기가 많다"고 했다. 그는 "3시에 한미약품 상담을 예약했는데, 품질관리 업무에 관해서 물어볼 예정"이라며 "많은 기업이 참여해 몰랐던 정보까지 알아갈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사진=김현경 기자)
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 박기효 GC녹십자 인사팀 과장이 홀 밖에서 구직자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GC녹십자 부스 앞도 인사 담당자 목소리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종이에 적는 구직자로 몰렸다. 인사팀 직원은 채용 일정과 생산하는 약의 종류는 물론 충북 음성과 전남 화순공장 정원이 얼마나 차이나는 지까지 설명했다. 한 취준생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상반기 서류면접에서 탈락했는데, 하반기 불이익은 없는지 묻기도 했다. 

현장을 관리하던 박기효 GC녹십자 인사팀 과장은 "오전부터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인원이 많아 홀 밖에 테이블 두개까지 별도로 마련해 상담을 이어갔다"며 "구직자 대부분은 직무와 자기소개서 작성 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맞춰 쓰면 좋을지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엔 허은철 GC녹십자 대표까지 '깜짝' 등장해 인재 찾기에 힘을 실어줬다. 

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사진=김현경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장 유한양행 부스 앞에서 구직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유한양행과 일양약품을 포함한 14개 제약사는 현장면접도 했다. 유한양행 인사담당자는 "현장면접이나 이력서 현장접수를 통해 자사에 관심을 표시한 구직자에겐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며 "우수인재 탐색 차원에서 채용박람회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의 경우 상담 구직자 가운데 우수 인재에게 하반기 공채에서 서류전형 면제 기회를 준다.

2층에선 실무자로부터 직무정보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멘토링도 열렸다. 21개 제약사에서 멘토로 나선 38명의 직원은 20분씩 취준생과 만나 연구기획과 품질보증, 마케팅기획에 대한 정보를 나눴다. 멘토링만을 위해 울산에서 5시반 첫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는 류현정(여·25)씨는 "사전 예약 때 질문했던 것들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현장에서 생긴 궁금증에 대해서도 덧붙여준다"며 "품질관리에 관심이 있어 물어봤는데, 현업에 종사하시는 분이 직접 나와서 미생물 품질관리 등에 대해 자세하게 말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지방에선 제약 관련 박람회가 없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쳤다. 

7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열렸다.(사진=김현경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현경 기자)

멘토링이 열리는 2층에선 채용설명회도 마련돼 유한양행과 메디톡스, 한미약품, 녹십자, 삼성바이로직스 인사담당자가 각각 30분씩 회사를 소개했다. 오후 2시10분부턴 최태홍 보령제약 사장이 '제약바이오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최 사장은 제약·바이오산업을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로 요약하며 "국내 제약산업 시장 크기는 세계의 1.5%지만 늘 제약업계에선 98.5% 시장으로 나가야 된다고 말한다"며 "글로벌 진출과 혁신을 위해선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사장을 직접 보기 위해 대연회실을 찾은 취준생들은 필기하거나 프레젠테이션(자료 문서) 화면이 바뀔 때마다 사진을 찍으며 취업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개막식엔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기동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이영찬 보건산업진흥원장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많은 인원이 참여해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제약협회는 다방면에 걸친 사후 평가를 거쳐 채용박람회를 지속적으로 열지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제약·바이오산업계는 올해 하반기 2956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상반기 3286명을 포함하면 올해 6000여명 인재를 뽑는 것으로, 이는 지난해 채용실적 3900명보다 52%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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