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카드 첫 해외진출서 업황 악화 타개책 찾을까
KB국민카드 첫 해외진출서 업황 악화 타개책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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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KB 대한 특수은행' 공식 출범
현지 은행 캡티브마켓 안고 출발…인프라 확보는 긍정적
"현지 인재 확보 어려울 수 있어" 의견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사진=KB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수수료 인하 압박 등 중장기 시야가 흐릿한 가운데 KB카드는 첫 해외진출을 추진해 이러한 경영환경을 극복하는 초석을 마련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카드는 인도차이나뱅크와 공동으로 캄보디아 현지 토마토특수은행을 조인트벤처 형태로 인수하고 'KB 대한 특수은행'의 본격적인 영업을 알렸다.

총 인수대금은 1080만달러로 국민카드가 90%, 인도차이나뱅크가 10%를 보유한다. 토마토 특수은행은 코라오그룹이 현지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전담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자동차 할부금융과 신용대출에 이어 체크카드 사업을 운영한 후 중장기적으로 신용카드 사업과 내구재 할부금융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KB국민카드는 가맹점수수료 인하, 국내 카드시장 포화 등 계속된 업황 악화 속에서 M&A를 통해 해외진출 등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KB국민카드의 올 상반기 당기 순이익은 1686억원 기록해 전년 동기 1553억원 대비 8.6%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캠코 채권 매각 등으로 발생한 370억원 가량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유지한 셈이다.

KB국민카드의 이번 해외 진출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자동차 할부금융을 전담해 캡티브 마켓 확보가 가능해 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다. 아울러 KB금융지주 내 비은행 금융계열사가 이미 해외에 진출했기 때문에 노하우 측면에서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KB금융지주 내 비은행 금융회사인 증권ㆍ손해보험ㆍ자산운용사 등은 모두 해외에 진출한 상태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5일 중국 상하이에서 현지법인 '상해 카이보 상무자문 유한공사' 설립했다. KB증권은 베트남 현지 증권사 '마리타임'을 인수한 뒤 올해 1월 현지 자회사 'KBSV'를 출범시켰으며, KB손해보험도 미국·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현지법인과 사무소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법인을 둔 카드사 관계자는 "현지 거점이 있으면 한번 진출 할 때 계열사들이 같이 나가는 게 금융업 특성상 여러가지 측면에서 좋다"며 "은행업무와 할부금융은 업종 특성이 다르지만 금융업으로 묶이는 부분이 많아 현지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기 충분하다. 때문에 보통 한 계열사가 출점한 경우 순차적으로 해외진출을 고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해외진출은 2015년 이후 확대되는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사 7개·캐피탈사 12개)는 15개 국가에 37개 해외점포를 보유 중이다. 2015년 이후에는 해외점포가 무려 18개 신설됐으며 국가별로는 미얀마(7개), 베트남(5개), 인도네시아(5개), 중국(4개) 등 아시아 지역 비중이 약 78%를 차지했다.

카드사의 경우 신한카드는 미얀마,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에, 롯데카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중국 등 3곳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BC카드는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KB국민카드는 라오스와 베트남(사무소), 삼성카드는 미국(사무소), 우리카드 미안마, 하나카드는 일본에서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카드가 캄보디아에 첫 해외 자회사를 출범시켰다. (사진=KB국민카드)
KB국민카드가 캄보디아에 첫 해외 자회사를 출범시켰다. (사진=KB국민카드)

이번 KB국민카드의 첫 해외 진출을 두고 업계에서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글로벌 의지와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의 전문성이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해외법인 진출 사안의 경우 지주차원에서 관할하지만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각 금융계열사에 M&A전문가를 들인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부터 해외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윤 회장은 아시아 지역의 성장가능성을 높이 사고 비은행 계열사를 진출 시켜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등 해외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이동철 사장 또한 M&A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KB국민은행 전략기획부장 및 뉴욕지점장, KB생명보험 경영관리 부사장, KB금융지주 전략·시너지 총괄 전무 및 전략총괄(CSO)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2000년 국민·주택은행 합병, 2003년 뱅크 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BII) 인수, 2006년 외환은행 인수 등을 진행한 바 있다.

다만, 현지에서의 적절한 인재 채용과 초기비용 회수 등의 난관도 남아있다. 통상 해외법인의 경우 한국에서 파견을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현지 법인에서 채용을 대리한다. 때문에 현지의 암묵적 관행, 관습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해외 법인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좋은 인재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업계에 영향력을 미치려면 이해관계자들을 잘 사귀어야 한다"며 "정부 관료나 관리자 등과 관계를 잘 맺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실제로 가려내기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동남아 국가의 경우 환율로 따지면 인건비가 많이 들지는 않는다"며 "다만, 내부직원들의 훈련 및 교육 기간을 거친다고 볼때 실제 수익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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