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1년차 대출 만기에 연체율 급등…건전성 이슈 부각
인터넷전문은행, 1년차 대출 만기에 연체율 급등…건전성 이슈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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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3월말 연체율 0.17%→6월말 0.44% 급등
카카오뱅크, 고정이하여신 지난해 12월 9억원→6월말 52억원
은행권 금리 상승기 돌입…차주 상환 포기 전 건전성 관리해야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의 로고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국카카오은행과 케이뱅크의 로고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신용대출이 만기가 돌아오면서 연체율이 급격하게 높아져 건전성 관리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카카오은행은 지난 7월부터 영업을 시작해 아직 1년 만기가 지난 대출의 연체율이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케이뱅크와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총 여신 규모는 6월말 기준 1조1307억원으로 지난해 6월말(6003억원)에 비해 5304억원 늘었다.

특히 연체율은 지난해 9월말 0.03%, 12월말 0.08%, 올해 3월말 0.17%로 비교적 낮았지만 6월말에는 0.44%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국내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신용대출 연체율 0.40%보다 0.04%p 높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이 1년만에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신용대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대출 잔액 증가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년간 대출잔액이 계속 증가했기 때문에 연체 금액이 늘더라도 연체율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전체적인 금액이 계속 늘어나기만 해 연체 금액이 희석된 것이다. 

하지만 만기가 돌아오는 1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원금 상환 등으로 인해 대출 잔액 증가세가 지난 1년에 비해 다소 줄어드는 반면, 3개월 이상 연체하는 차주들은 계속 누적되기 때문에 연체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게 된다.

케이뱅크의 경우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이 전체 대출의 40%, 건수 기준으로는 60%를 차지하기 때문에 향후 연체율 상승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중신용자는 다양한 이유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출을 해주는 은행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금리 인상기에 접어든만큼 대출금리를 감당하지 못한 차주들이 상환을 포기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건전성 관리를 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출범한지 1년 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본격적으로 연체율이 드러나는 시점이라 당분간은 연체율이 상승했다"면서도 "시중은행에 비해 중금리대출 취급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연체율은 상당히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부터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아직 1년이 지난 시점의 연체율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연체율이 0.06%로 상당히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도 이 같은 영향이다.

실제로는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지난해 12월말까지만 해도 9억원 수준(0.02%)에 그쳤지만 지난 3월에는 24억원(0.04%), 지난 6월 52억원(0.08%)으로 각각 3배, 2배씩 급증했다.

카카오뱅크의 중금리대출은 전체 대출 잔액의 20.1%, 대출 건수로는 38.6%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뱅크보다는 비율은 낮지만 총 여신 규모가 6월말 6조8060억원이라 금액은 케이뱅크보다 더 많다. 본격적으로 연체율이 높아지면 케이뱅크보다 연체 규모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년간 누적된 고객데이터와 비식별화 분석 등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체 CSS를 고도화하게 되면 차주들을 세분화해 평가하고, 대출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CSS 운영 강도에 따라 연체율도 높아지거나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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