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弱달러 우세…1100원선 눈치보기 장세
[주간환율전망] 弱달러 우세…1100원선 눈치보기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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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환율 전망 하단 1105원, 상단 1140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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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3~7일) 원·달러 환율은 1100원선에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 일정은 현실화되기 어려운 데다 그동안 부진했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가 점차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견조한 수출 모멘텀 등 원화 가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잦아든 모양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지난달 27~31일)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113.8원으로 시작해 1112.9원으로 마감했다. 무역분쟁 완화로 달러 강세가 다소 진정된 한 주 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9일에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당초 불허했던 철강관세에 대한 품목 예외를 한국에도 허용한 것이 호재로 작용해 원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106.9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이는 지난 6월21일(1105.1원) 이후 두 달여 만에 최저치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를 중심으로 큰 폭의 변동없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환율 레인지를 △NH투자증권 1100~1120원 △삼성선물 1105~1120원 △DGB대구은행 1110~1125원 △신한금융투자 1105~1140원선을 각각 제시했다. 신흥국 통화가 뚜렷한 반등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 압력이 계속될 전망이지만, 그간 강(强)달러를 이끌었던 재료들이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환율이 크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일께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 악재는 환시에 이미 충분히 반영돼 향후 영향력이 상당히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미중이 재차 무역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결과물이 없더라도 시장에 긍정적인 기대감을 주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와 관련한 기업 공청회에서 기업들은 발표까지 180일의 유예기간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상황"이라며 "보수적으로 유예기간을 90일로 잡으면 2019년 1월5일 이후, 60일 이라면 오는 11월5일 이후 관세 발효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미국이 무역분쟁 리스크를 세계 곳곳에서 부각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WTO(세계무역기구)에서 탈퇴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협상과 관련 "캐나다를 나프타에서 아웃(out)시킬 수 있다"고 말해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WTO 탈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지돼온 무역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보다 세계 경제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무역분쟁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강한 안전자산선호(리스크 오프)가 되살아나며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WTO와 캐나다를 압박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아 실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점진적이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며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이번주 나올 미국의 지표들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한 이후 금리는 9개월째 같은 수준으로 묶였다. 금통위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한미 간 정책금리차는 0.50%p를 유지하게 됐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주 발표될 경제지표, 특히 고용동향이 우호적으로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통화정책 정상화 지연 가능성에도 강달러 압력이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오는 4일(한국시각)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와 고용지표가 발표된다. 5일에는 미국의 7월 무역수지, 유럽의 7월 소매판매가, 6일에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과 미국의 8월 ISM 비제조업지수 발표가 대기 중이다. 7일에는 미국의 8월 실업률이 나온다. 

다음은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이번주 환율 분석.

△하준우 DGB대구은행 과장 : 1110 ~ 1125원

매월 첫주에는 지난달 말 달러 공급물량이 조금 더 이어지는 경향이 있어 원·달러 환율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 이슈는 이미 많이 노출된 측면이 있다. 캐나다와 나프타 협상을 오히려 더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 루블, 아르헨티나 페소, 터키 리라화 등 신흥국 통화들이 환시에 미치는 파급력도 이전 만큼 커질 것 같지 않다는 진단이다. 따라서 이번주 환율은 파급력이 있는 재료들이 부재하며 제한적인 범위에서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00 ~ 1120원

이번주에는 중국의 환율방어 의지가 신흥국 통화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고시환율 산정방식에 7개월만에 역주기 요소를 도입하며 추가적인 위안화 약세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했다고 판단한다. 급격한 강세에 따른 되돌림은 있었지만 6.8위안 초반의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도 원화 강세 압력이 뒷받침될 전망이다. 부진한 국내 고용에도 불구하고 수출호조, 대내외금리차 및 자산가격에 대한 이유로 8월 금통위 소수의견에 대한 경계감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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