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중국 정부의 전기자동차 보조금 폐지 시한이 다가오면서 현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경영난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도 파급 효과가 미치고 있다. 생산 중단 혹은 파산을 선언하는 중국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계 3위인 '옵티멈나노 에너지'는 지난달 회전자금 부족을 이유로 향후 반년 간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루그로우'는 지난달 말 파산을 선언했고, '난징 인롱 뉴에너지'도 극심한 경영난으로 생산설비가 압류되는 처지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2위 업체인 비야디(BYD)도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2%나 급감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중국 정부는 '에너지절약형 및 신에너지 자동차 발전계획'을 추진하면서 전기차 업체에 자동차 가격의 절반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해왔지만 2020년까지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이 현재 업체들이 겪고 있는 위기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조금 축소와 함께 신청 가격도 까다롭게 변경되면서 제조업체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게 됐고, 배터리 업체에 대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업체들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생산을 이어가면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정부 보조금을 발판삼아 성장했던 현지 업체들의 상황이 어려워지자 한국 기업들은 기회를 엿보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삼성SDI와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은 중국보다 우수한 기술 경쟁력을 내세워 이 같은 상황을 기회로 삼아 입지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정부가 외국 업체 견제 목적으로 다른 방식의 규제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