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경기 악화에 근심…영업이익·이자보상배율 '뚝'
중견건설사, 경기 악화에 근심…영업이익·이자보상배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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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예산 감축·분양시장 침체 영향
경기도의 한 신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경기도의 한 신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단지별 청약 쏠림 현상 심화·건설 경기 악화 등으로 중견건설사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몇몇 건설사는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것은 물론, 금융이자를 지불할 여력마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시공능력평가 29위)은 개별재무제표 기준 올 상반기 58억7678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09억8544만원) 대비 46.5% 감소한 수준이다.

레저부문을 제외한 건설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80억원)보다 26.1% 줄어든 133억원으로 집계됐다. 단기차입금은 작년 말 7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99억원으로 28% 증가했다.

그룹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기업형 임대주택, 주택임대관리업 등 사업비중을 늘리고 있으나, 그룹 내 일감 감소가 실적악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시공능력평가 25위를 기록한 한양은 영업이익이 430억8311만원으로, 전년 동기(537억9215만원)보다 1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라(시평 19위)와 두산건설(시평 17위)의 영업이익은 각각 51.6%, 16.7% 줄었다.

이같은 영업이익 감소는 이자보상배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즉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으로, 수치가 낮을 수록 재정상태가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세계건설의 올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은 14.73배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하락폭이 86.4%였다. 이자비용은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양은 이자보상배율이 14배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한라는 2.59배로 18.3% 하락했다. 두산건설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1을 밑도는 0.64배를 기록했다.

중견사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 활황이 끝나고, 건설경기 침체의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정부가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지속적으로 감축하면서 먹거리가 줄고 있다는 게 중견건설사들의 항변이다. 지난 28일 정부가 확정한 내년 예산안 470조5000억원 중 SOC 예산은 올해 대비 2.3% 감소한 18조5000억원이다. 올해 14.2% 줄인 데 이어 내년에도 또 깎았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경기 악화로 입지가 좋은 상품을 제외하고는 분양성적이 좋지 않은 데다 초기 분양률이 좋아도 계약과 입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입는 타격이 상당하다"면서 "SOC 예산이 감소로 일감마저 줄어드는 실정이라 수익성 하락이 나타난 것"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올 하반기엔 중견사들의 재무구조 안정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분양시장이 가을 성수기를 맞이했으나, 중견사의 경우 분양물량 자체가 많지 않고 계약자들의 분양대금 미납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호조를 보일 때는 중견사의 실적이 안정된 흐름을 보인 반면, 최근 들어서는 정부의 규제 가중,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몇몇 건설사는 영업적자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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