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수'의 형태로 탄로 난 한국공항공사의 본심
[기자수첩] '실수'의 형태로 탄로 난 한국공항공사의 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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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청소하는 사람과 (안에서 일하는) 직원이 같나요? 기자님 회사도 동일하게 취급하나요?"

기업 오너의 '상식 밖 행동'은 틈만 나면 매스컴을 뜨겁게 달군다. 상식 이하의 위 말은 어느 재벌의 입에서 나온 망언이 아니다. 임금으로 생활하는 노동자가 같은 노동자에게 또 다른 노동자의 명예를 훼손한 발언이다. 첫 번째는 한국공항공사 소속 직원, 두 번째는 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실태를 취재하던 후배 기자, 마지막은 공항의 얼굴인 미화 직원이다. 

한 개인의 유체이탈 화법으로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단순 실언으로 보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판단했다. 한국공항공사 측의 속마음을 우회적으로 엿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가끔 개인 혹은 조직의 실수와 돌발행동을 집중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에 따르면 실수란 '방해하는 것'과 '방해받는 것', 두 가지 의향의 간섭으로 발생한다. 방해하는 의향은 본인이 잘못 말하기 직전에 뇌리를 차지하고 있던 사고의 흐름에서 나온 것. 엄연한 심리적 행위 중 하나로 '실수'라는 방어막에 숨겨진 주체의 진짜 의도를 발견할 수 있다. 

최근 공항공사는 1년간 노사전문가협의회를 진행한 결과 제주와 김포, 김해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414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표면상으로는 정부 정책과 발맞춰 공공기관이 취해야할 마땅한 조치로 보이지만 '정규직'이라는 단어만 앞세운 꼼수가 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했을 때 대다수는 한 가지만 생각하지 않을까. 모든 직원이 공사 소속으로 일하게 된다고.  

실상은 4000여 명 가운데 공항소방대와 폭발물처리반을 포함해 직접 고용은 297명에 불과하다. 미화와 카트, 기계 등 90%가 넘는 나머지 직원들은 자회사 소속, 즉 간접고용 형태로 근무하게 된다. 정확히는 '모회사 직접고용'과 '자회사 간접고용'으로 나뉘는 것이다. 노조 측은 근로조건이 용역 때와 차이가 없다는 점과 상여금의 하락, 용역회사처럼 낙찰률이 설정돼 있다는 점을 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왜 굳이 다른 형태로 고용할까. 첫 번째는 비용 절감이다. 근속연수에 따라 지급되는 직접고용 정규직의 임금은 사측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간접고용의 경우 독자적인 임금 체계를 만들 수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이 신입이든 10년차든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모회사인 공항공사가 자회사에 지배력을 행사할 수는 있지만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은 부담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자회사 노조가 소속 회사와 임금협상을 진행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원청의 영향 때문에 쉽게 교섭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교섭 상대방이 누군가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것. 자회사는 모회사의 눈치를 보고, 모회사는 '가짜 사용자'를 앞세워 회피가 가능해진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래도 고용안정을 얻게 되는 것 아니냐고. 그렇다면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나머지 직원들이 과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인지. 정부 가이드라인에 고용 형태에 따라 '직접고용 정규직' 또는 '직접고용 및 자회사' 방식으로의 전환이 적시돼 있다고 반박한다면 왜 당초 '정규직'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뭉뚱그렸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앞서 노골적인 발언을 뱉은 공항공사 직원은 이 같은 사실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의 말에 따르면 누군가는 직접고용 정규직이 될 수 없는 숙명을 타고 난 것이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 빗대어 말하자면 불가촉천민이라는 것인지. 육체노동자를 멸시하고, 직업 귀천을 나누려는 해당 직원의 심리는 현재 공사가 정규직 전환이라는 명목 아래 벌이고 있는 '구별짓기'의 축소판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김명운 한국공항공사 사장 직무대행에게 묻는다. "이해하는 개념 자체가 달라서 더 이상 드릴 말씀 없다"는 이 직원의 발언처럼 공항공사에서 통용되는 규칙은 대다수 노동자의 상식과 다른 것인가. 결국 한국공항공사 비정규직 제로화의 현실은 '간접고용'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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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18-09-01 17:38:18
그래서 서울파이낸스에서는 환경미화노동자를 정규직 직고용 하고 있는지 질문에 대답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학생 2018-08-30 09:55:50
기사 잘 읽었습니다.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이트 인용, 논리적으로 추론한 정규직이라는 단어 사용에 숨겨진 의미 등 읽는 사람들이 한국공항공사가 진짜 나쁘고 잘못했네 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잘 쓰신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요. 기자님은 왜 현상이라는 자극에 반응하는 수준에 머무르세요? 착한 척은 누구나 다 할 수 있어요. 그러니 거기서 나 꽤나 정의로운 사람이네 하고 만족해서는 안된죠. 중요한 건 어떻게 현실에 녹여내느냐죠. 개선해야 할 여지가 있다면, 개선의 방향도 함께 써주세요. 그리고 성과에 따라 받는 대우(보수)가 달라지는 성과주의에는 기자님도 마찬가지로 빠져계신 게 아닌지 스스로 돌이켜보세요. 결국 청소노동자들이 연봉1억을 요구하면, 그 일이 그정도 가치는 없잖아 하시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