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븐일레븐 '디지털 혁신' 가속도…AI 결제로봇 도입
[르포] 세븐일레븐 '디지털 혁신' 가속도…AI 결제로봇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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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핵심기술 적용해 편의점 카운터 지키는 '브니', 직영점 중심 시범운영
왼쪽부터 지현영 환경재단 변호사, 퓨처로봇 송세경 대표이사,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 박진용 한국유통학회부회장, 박두환 롯데카드 마케팅본부장이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인공지능 결제로봇 '브니'와 함께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에서 지현영 환경재단 미세먼지대응센터 변호사(왼쪽 첫째),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이사(왼쪽 둘째), 마용득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왼쪽 셋째), 박진용 한국유통학회 부회장(왼쪽 넷째) 등이 인공지능 결제로봇 '브니'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어서오십시오. 세븐입니다. 엘포인트 단골 고객님 재방문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단골을 알아보고, 가벼운 농담을 주고받는다. 물건을 올려놓고 왼손을 잡으면 결제까지 할 수 있다. 28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공개한 인공지능(AI) 결제로봇 '브니(VENY)'의 주요 기능이다.

세븐일레븐 본사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5월 정맥인식 기술 '핸드페이(Hand-pay)'를 도입한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인 뒤 1년 만에 결제를 전담하는 인공지능 결제로봇 '브니'를 내놓았다.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이사는 "유통업계에도 디지털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로봇은 현장에서 보조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반면 브니는 편의점 업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능동적인 모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가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과 편리함을 전달하고자 했다면 브니는 단순 유통 혁신을 넘어 소통과 감성, 즐거움까지 주는 미래형 점포다"라고 정의했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브니를 기획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 김영혁 코리아세븐 기획부문장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캐릭터 작업을 치밀하게 했다. 핸드페이 결제를 할 때 브니의 손을 잡는 것 역시 로봇과 인간이 소통하면서 공존할 수 있다는 따뜻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브니의 외형은 우리에게 친숙한 북극곰을 연상시킨다. 5살 북극곰 브니가 엄마를 찾아 미국, 스웨덴, 대만, 일본을 거쳐 한국에 오게 됐고,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바바라(밥알아)'와 친구가 되는 이야기도 담았다.

세븐일레븐은 브랜드 상징숫자 7에 맞춰 브니에게 7가지 기술과 감정을 담아냈다. 7가지 기술은 △AI 커뮤니케이션 △안면인식 △이미지·모션 센싱 △감정 표현 △스마트 결제 솔루션 △POS시스템 구현 △자가진단 체크다.

28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편의점에서 브니를 통해 핸드페이로 결제를 하는 모습. (사진=김태희 기자)
세븐일레븐에서 도입한 브니를 통해 핸드페이 결제를 할 수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브니는 고객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안면인식을 통해 재방문임을 확인할 수 있다. AI를 통해 인사와 안부 묻기 등 간단한 대화도 가능하다. '오늘은 며칠이지?', '배고파 먹을 것을 추천해줘'란 물음에 알맞은 대답을 했다. 추천은 주로 세븐일레븐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브니 좋아하는 음식은 뭐야?"라고 묻자 "저는 북극곰이라 곰탕 빼고 다 좋아해요"라며 재치 있게 대답했다. 

결제 기능의 핵심은 핸드페이다. 상품 바코드를 찍고 브니 왼손을 잡으면 완료된다. 핸드페이로 결제한 금액의 일부는 환경보호 기금을 쓰인다. 핸드페이 외에 신용카드, 교통카드, 엘페이(L.Pay) 등을 결제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감정표현은 하트(칭찬), 웃음(일반), 당황(미인식), 슬픔(실패,사과), 휘파람(즐거움), 윙크(브니), 놀람(오류)으로 구성됐다. 대화 도중에 얼굴 표정이 자연스럽게 변하며,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코리아세븐은 브니를 미래형 편의점 모델로 꼽았다. 상용화를 목표로 우선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1·2호점 무인계산대에서 시범운영한다.

브니의 상용화와 관련해 김영혁 기획부문장은 "편의점 운영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상품 발주와 위생 관리, 매장 진열 등 업무가 무수히 많은데 결제를 위해 항상 카운터를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짚었다. 그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브니가 지원수단이 될 수 있을지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브니 상용화에 따른 가맹점주의 초기투자비용과 유지관리비용은 논의되지 않았고, 먼저 직영점에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연내 세븐일레븐 직영점 5곳에 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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