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약진'...경쟁 격화
상반기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 '약진'...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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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캐피탈사 순익 '흔들'...향후 경쟁구도 주목
'업계 1위' 현대캐피탈, 캡티브마켓 의존도 높아
롯데캐피탈 1분기 이어 상반기도 전년비 감소
KB캐피탈이 5월 한달간 '슈퍼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14일 밝혔다.(사진=KB캐피탈)
KB캐피탈이 지난 5월 한달간 실시한 '슈퍼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 내용. (사진=KB캐피탈)

[서울파이낸스 윤미혜 기자] 지난 1분기 주요 캐피탈사들이 전년비 하락한 당기순이익을 낸 가운데 올 상반기 KB캐피탈 등 금융지주 계열이 실적개선을 이어가며 세를 불리고 있다.

올 상반기 현대캐피탈과 효성캐피탈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8%, 17.9% 성장해 1분기 부진을 털쳐냈지만 롯데캐피탈은 4.2% 감소했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순익(연결기준)은 현대캐피탈 1864억원, 롯데캐피탈 696억원, 효성캐피탈 171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은 1분기만 해도 각각 전년동기비 8.7~26%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금융지주 계열인 KB캐피탈이 올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한 675억원의 순익을 내 롯데캐피탈(696억원) 자리를 넘보는 등 약진하고 있다. NH농협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도 각각 전년보다 48.3%, 17.9% 증가한 266억원, 25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롯데캐피탈은 지난 1분기만 해도 411억 6700만 원의 수익을 올려 지난해 같은기간(529억 3700만원) 대비 117억 원(22.3%) 줄었다. 할부금융자산은 1101억에서 699억으로 1년새 402억 원이 감소했다.

효성캐피탈은 1분기 당기순이익은 67억49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91억 4600만원) 대비 24억 원(26.3%) 줄었다. 다만, 효성캐피탈은 배당금수익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년 1분기 배당수익이 106억 원에서 54억원으로 감소했다. 

현대캐피탈의 순익도 올해 1분기 815억 원으로 전년동기(892억원) 대비 8.6%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실적하락이 보유했던 대출채권 처분이익이 500억 원 가량 감소했고, 현대ㆍ기아차의 할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캐피탈은 특히 과도한 내부거래에 의한 경영구조 상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현대차그룹이라는 캡티브 마켓에 힘입어 지난해말 기준 자동차금융(할부·리스·대출 합산) 자산은 17조67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영업자산(총여신) 24조3897억원의 72.4%에 달한다. 회사 물량의 절대 다수를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의존하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현대캐피탈이 벌어들이는 수익의 규모도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되는 구조다.

실제 현대캐피탈의 캡티브마켓인 현대·기아차의 2017년 총 판매량이 725만1013대로 지난 2013년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하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3236억원으로 1년 전(3433억원)보다 5.8% 감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 의존도가 큰 금융사일수록 계열 분리나 그룹 경영 위기 등이 발생했을 경우 영업 기반을 상실할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캐피탈사가 주춤하는 사이 KB캐피탈, NH농협캐피탈, JB우리캐피탈 등 금융지주 계열이 치고 나오는 모습이다.

상반기 실적으로 KB캐피탈이 롯데캐피탈 순익 규모를 따라잡을 기세다.

NH농협캐피탈은 최근 신차금융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취급비중을 낮추고,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중고차, 리스, 렌탈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지난해 1분기 71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이 올해 1분기에 61% 증가하며 115억원을 기록한 NH농협캐피탈은 올 상반기 전년보다 48.3% 증가한 266억원의 순익을 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최근 NH농협캐피탈에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출자했다. 이번 출자는 다른 금융지주사의 캐피탈회사 자산규모가 6~7조 원대에 이르는 만큼 NH농협캐피탈도 비슷한 수준으로 키우고 자동차금융의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JB금융지주의 자회사 JB우리캐피탈 역시 중고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JB캐피탈은 중고나라와 함께 중고차에 특화된 금융사업을 위해 30억원의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1분기 전년비 8.8% 순익이 증가한 JB우리캐피탈은 올 상반기 젼년보다 17.9% 증가한 25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시장에서 현대캐피탈 아성이 만만치 않다"며 "최근 은행과 카드사 등 다른 업계에서 자동차금융시장 진출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캐피탈업계의 경쟁구도가 갈수록 복합해 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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