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톡톡] 한화 태양광 지주사들은 왜 '조세피난처'에 있을까
[이슈 톡톡] 한화 태양광 지주사들은 왜 '조세피난처'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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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케미칼 "인수합병 위한 SPC…이름만 존재 지분 관련 없어"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사진=윤은식 기자)
서울 장교동 한화빌딩.(사진=윤은식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혜경 기자] 최근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의 합병 추진 공시가 나오면서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일부 지주회사들이 조세피난처에 설립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슷한 이름을 가진 계열사들이 난립하면서 한화그룹 내 태양광 사업은 복잡한 지분 관계로 얽혀있다. 한화 측은 인수 합병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이었을 뿐 현재 그룹과는 관련 없다는 입장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김승연 회장-㈜한화-한화케미칼-한화큐셀'로 이어지는 한 축과 '동관·동원·동선 3형제-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한화큐셀코리아'로 연결되는 또 다른 축이다. 두 갈래의 순환 출자에 태양광 업체들이 포함돼있다. 

김 회장이 지분 22.65%를 소유한 ㈜한화는 한화케미칼 지분 36.26%를 소유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의 100% 자회사인 한화솔라홀딩스(Hanwha Solar Holdings Co., Ltd.) 밑에는 한화큐셀이 있다. 주목할 점은 지주회사인 'Hanwha Q CELLS Co., Ltd.'와 나스닥 상장사인 ㈜한화큐셀 2개의 회사를 구분해야 한다. 

케이만군도에 소재한 지주사 한화큐셀은 서울특별시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한화큐셀의 대주주다. '한화솔라홀딩스-Hanwha Q CELLS Co., Ltd.(케이만군도)-㈜한화큐셀'의 구조로 이뤄져있다. 이번에 합병을 추진하는 곳은 한화솔라홀딩스와 서울 장교동 소재 한화큐셀이라고 한화 측은 설명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그룹 내에서 케이만군도와 버진 아일랜드 등에 세워진 기업은 총 4곳이다. 해당 업체 모두 태양광 사업과 관련된 지주회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화큐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Hanwha Q CELLS Co., Ltd.'를 포함해 △한화솔라홀딩스(Hanwha Solar Holdings Co., Ltd) △한화솔라원인베스트먼트(Hanwha SolarOne Investment Holding Ltd.) △한화큐셀인베스트먼트(Hanwha Q CELLS Investment Co., Ltd.) 등이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주소를 두고 있는 한화솔라원인베스트먼트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 업체는 케이만군도에 위치해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06년 5월에 설립된 ㈜한화큐셀 지주사의 경우 케이만군도 내 '어글랜드 하우스(Ugland House)'에 입주해있다. 케이만군도 수도 조지타운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에는 1만 여개가 넘는 회사들이 주소지로 등록돼있지만 사서함 하나가 회사의 전부로 알려져있다. 

당초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은 조세회피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해당 건물에 주소를 두고 있는 기업들을 주목한 바 있다. 각각 2010년 9월, 2012년 10월 설립된 한화솔라홀딩스와 한화큐셀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주소지가 동일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2010년 '솔라펀파워홀딩스'라는 나스닥 상장사를 인수할 당시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 한화솔라홀딩스"라면서 "솔라펀파워홀딩스가 케이만군도에 있었기 때문에 현지법에 따라 인수를 추진할 목적으로 SPC도 같은 지역에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독일업체를 인수할 때 운영 효율을 위해 한화큐셀인베스트먼트라는 SPC를 하나 더 만들었다"면서 "2006년에 설립된 업체들도 과거 회사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포함된 업체들이기 때문에 현재는 이름만 존재할 뿐 지분 관계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룹과 직접 관련이 없는 회사들인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사업보고서에는 연결대상 국내 계열사를 포함해 해외계열사들이 기재돼있다. '주요 종속회사 여부'에 해당되면 별도 표기가 있지만 관련 없을 경우 '해당 없음'이라고 표시된다. 자산총액 750억원 이상은 '주요 종속 회사'에 해당된다. 또 지주회사지만 특수목적법인(SPC)인 경우는 '지주회사(SPC)'로 별도 기재돼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anwha Q CELLS Co., Ltd.의 자산총액은 2조510억원으로 집계됐고, ㈜한화큐셀 임원들은 지주사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나머지 3개 회사의 자산총액도 각각 △한화솔라홀딩스 8202억원 △한화솔라원인베스트먼트 2301억원 △한화큐셀인베스트먼트 4612억원으로 종속 기업에 해당된다. 

한편 한화그룹의 태양광 사업은 2010년 10월 당시 세계 5위 수준의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해 한화솔라원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12년 파산 신청한 독일 큐셀을 인수해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2개의 회사로 운영하다가 2015년 2월 양사를 한화큐셀로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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