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재벌 저격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취임한 뒤 1년2개월간 대기업에 대한 제재 건수가 24.4%나 줄고 제재금액은 74.6%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제재 감소 폭이 여타 기업에 대한 제재 감소 폭보다 훨씬 큰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김상조 위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1년 2개월간 공정위에서 발표한 기업들의 제재 내역을 집계한 결과, 제재건수는 421건, 제재금액은 4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김 위원장 취임 전 1년 2개월(2016년 4월~2017년 5월) 동안 공정위 제재내역보다 건수는 24.4%(136건), 금액은 무려 74.6%(1조3525억 원)나 줄어든 수치다.
김 위원장이 공정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대기업집단에 대한 감시 강화를 선언하며 재벌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제재 건수와 과징금 등의 직접 조치는 오히려 줄었다. 특히 공정위 지정 60개 대기업집단에 대한 제재가 크게 줄며 60개 대기업집단 이외 기업 통계와 대조를 이뤘다.
60개 대기업집단의 제재건수는 총 155건에서 76건으로 51.0%(79건)나 줄었고, 제재금액도 4344억원에서 1370억원으로 68.5%(2974억원)나 급감했다. 제재기업도 127곳에서 69곳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반면 60개 대기업집단 이외 기업은 제재 기업 수가 344곳에서 335곳으로 2.6%(9곳) 감소에 그쳤고, 제재건수도 402건에서 345건으로 14.2%(57건) 줄어 60개 대기업집단보다 감소 폭이 적었다. 다만 제재금액은 1조3781억원에서 3230억원으로 76.6%(1조551억원) 줄며 60개 대기업집단 감소 폭을 웃돌았다.
김 위원장 취임 후 그룹별 제재 건수는 LS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제재 대상 기업이 5곳에서 7곳으로 2곳이 늘었고, 제재금액도 44억원에서 412억원으로 836.2%(368억원)나 급증했다. 이어 △부영(7건) △효성(6건) △KT(5건) △LG·SK(각 4건) △현대차·유진·코오롱(각 3건)순으로 제재가 많았다.
반면 교보생명, 금호석유화학, 농협, 대우건설, 동국제강, 메리츠금융, 삼천리, 에쓰오일(S-Oil), 영풍, 이랜드, 카카오, KCC, KT&G, 한국투자금융, 한라, 한솔, 한화, 현대백화점, 현대중공업 등 27곳은 취임 후 1년2개월간 제재가 1건도 없었다.
경고→시정→과태료→과징금→검찰고발로 이어지는 제재 수위 중 과태료와 과징금 부과는 총 367건으로 전체 제재의 87.2%에 달했다. 이 역시 LS가 41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세아(311억원), 현대차(265억원), 하이트진로(96억원), 유진(44억원), LG(35억원), 효성(31억원), SK(30억원), OCI(28억원), 셀트리온(24억원), GS(17억원), 중흥건설·두산(11억원), 태영(10억원)순이다.
공정위 제재 중 가장 강력한 '고발'은 161건으로 취임 전 같은 기간 160건을 소폭 웃돌았고, 전체 제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8.7%에서 38.2%로 9.5%포인트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