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강·중형급인 제19호 태풍 '솔릭'(SOULIK)의 서남해안 상륙과 한반도 관통이 유력해졌다.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 상륙하는 것은 2012년 9월 '산바' 이후 6년 만이다.
현재 위치와 진행속도 등으로 미루어 큰 방향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어느정도 미치느냐에 따라 약간의 변화는 있을 수도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솔릭'(중심기압 960hPa, 최대풍속 39m/s)은 20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남동쪽 780㎞ 부근해상에서 서북서진 하고 있다.
태풍 '솔릭'은 강한 중형급 세력을 유지한 채 22일 오전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진입해 오후 3시 서귀포 인근 지점을 거쳐 23일엔 전남 남해안에 상륙한 뒤 군산~광주~대전 인근 지역을 차례로 거칠 전망이다. 이후 23일 밤에서 24일 새벽 사이에 강원도 북부를 지나 동해상으로 빠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영향으로 22일 오후부터 제주도에 비가 시작돼 밤에는 남해안으로 확대되겠고, 23~24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특히 22일 밤부터 23일까지는 태풍의 위력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제주도 산지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는 시간당 50㎜ 안팎의 매우 강한 비와 함께 400㎜ 이상의 누적강수량을 기록하겠다. 전국적으로도 30~250㎜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특히 강풍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으로 인한 바람은 전국적으로 '최대 순간 풍속'(순간적으로 획 부는 바람의 속도)이 초속 20~30m에 달할 전망이다. 태풍이 제주도에 접근할 때는 '강한 태풍', 남부지방에 상륙한 뒤에도 '중간 태풍'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제주도와 남해안 등지에서는 초속 40m 안팎의 강풍이 예상된다.
현재로선 태풍의 진로를 결정할 가장 큰 변수는 일본 열도에 자리잡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 북태평양고기압이 계속 서쪽으로 확장할 경우 태풍의 진로가 서해안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수도권이 직격탄를 맞을 수도 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한반도 남쪽에 위치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 정도에 따라 태풍의 경로가 유동적"이라며 "이 고기압이 서쪽으로 더 확장되면 그만큼 태풍이 서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풍이 서해를 따라 북상하더라도 한반도가 태풍의 동쪽인 위험반원에 들어오기 때문에 여전히 큰 피해가 우려된다. 태풍의 동쪽은 편서풍과 합쳐져 강도가 더욱 세지기 때문에 파괴력이 더 클 수도 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태풍이 서해안으로 진입하더라도 태풍의 동쪽에 우리나라 대부분이 들어오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고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태풍 '솔릭'의 강도와 진로가 2006년 7월에 한반도에 상륙한 제3호 태풍 ‘에위니아’와 닮은 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에위니아는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에 걸쳐 최고 400㎜가 넘는 비를 쑫아부었다. 태풍으로 인한 강한 비바람으로 사망자 40여 명, 이재민 1000여 가구, 재산피해 1조 8344억 원에 등의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태풍 '솔릭'이 2002년 8월 한반도를 강타한 '루사'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솔릭'의 예상 경로가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꼽히는 '루사'와 비슷해 호남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큰 피해를 남길 것으로 우려된다는 것이다. 또 태풍 '솔릭'이 지난 2012년에 발생한 태풍 ‘볼라벤’급의 위력에 해당한다는 분석도 있다.
참고로, 재산피해 규모 역대 5위급 태풍으로는 루사(2002년 8월30~9월1일·5조1479억 원), 매미(2003년 9월12~13일·4조2225억 원), 올가(1999년 7월23~8월4일·1조490억 원), 볼라벤(2012년 8월25~30일·6365억 원), 재니스(1995년8월19~30일·4563억 원) 등이다.
이들 태풍은 모두 우리나라 내륙을 통과하거나 서해상을 거치면서 엄청난 피해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