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주현 기자] "국내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아마존과 손잡고 '미래형 유통매장' 연구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산업에 첨단 정보기술(IT)을 적용하기 위해 팔을 걷어 올렸다.
20일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마존웹서비스코리아(AWS) 본사에서 미래형 유통매장 구현을 위한 전략적 협력 협약(SCA·Strategic Collaboration Agreement)을 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자회사 AWS는 클라우드(가상 저장 공간) 서비스 분야 세계 1위다.
SCA 내용은 미래형 유통매장 공동 연구,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고객 분석 시스템 구축, 현대백화점그룹 IT 계열사(현대IT&E)와 협력 강화 등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과 아울렛 등 오프라인 매장 운영 전반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 미래형 유통매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이번 SCA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과 AWS는 아마존의 기술이 적용된 미래형 유통매장을 연구할 예정이다. 연구 대상은 세계 첫 무인자동화 매장인 '아마존 고'(Amazon GO)의 저스트 워크아웃(Just walk out·소비자가 걸어 나오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기술)을 활용한 무인 슈퍼마켓, 드론을 이용한 야외 매장 내 식음료(F&B) 배달, 인공지능(AI) 무인 안내 시스템 구축 등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마존의 첨단기술이 적용되는 미래형 백화점은 오는 2020년 하반기 서울 여의도 파크원 부지에 오픈하는 여의도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 구축에도 아마존과 공동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통합멤버십인 'H-포인트' 고객 분석 시스템도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토대로 올해 안에 구축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H-포인트 회원의 소비 흐름과 온오프라인 활동 정보를 실시간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기대한다. 앞으로 더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는 기대를 드러낸 셈이다.
현대IT&E와 아마존 간 협력도 강화한다. 아마존 클라우드를 토대로 현대백화점이 연내 선보일 가상현실(VR) 테마파크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앞으로 VR 개발 플랫폼인 아마존 수메리안(Amazon Sumerian)을 활용해 VR 체험기와 가상 피팅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인 아마존 세이지메이커(SageMaker)를 활용한 재고 관리 기법 연구, 전문 인력 양성 등도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장(전무)은 "45년 유통 노하우를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아마존이 만나 최고의 사업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장정욱 AWS 대표는 "새로운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현대백화점과 협력하고, 디지털 변혁 시대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협약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