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한국 국민마저 비난하는 BMW의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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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전수영 기자] BMW그룹의 대표 브랜드인 BMW가 '주행 중 화재'로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라는 명예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달리는 차량에서 불이 난다면 운전자와 동승자로서는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많은 차량이 서행하고 있는 도심에서 불이 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최근 차량 화재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13일 열린 국회 긴급간담회에 참석해서도 머리를 조아렸다.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자부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입 명차'라는 이름으로 국내에서 시장을 확대해 가던 상황에서 차량 화재는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과 함께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김 회장이 머리를 숙이는 동안 BMW 본사 인사들은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에 문제가 있었다며 이에 대한 신속한 리콜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만 강조했다. 자사 차량이 주행 중 화재가 난 것에 대해 판매자는 사과하는데 정작 제조사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신속한 리콜만이 주행 중 화재를 방지하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지만 리콜을 받은 차량마저 화재가 발생해 그들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말처럼 우리나라 차량이 독일에서 주행 중 화재가 났다면 과연 독일 정부와 국민들은 이렇게 가만히 있었을까? 아마도 제조사 최고위 임원이 독일 현지로 날아갔을 것이고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도 사과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BMW 본사 최고위 임원의 공식 사과 발언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없다.

몇 년 전 아우디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공무원들이 서류를 제대로 확인 못하는 어이없는 일까지 더해져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아우디폭스바겐 본사에서는 고위 임원들이 한국으로 와 사과를 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우디폭스바겐은 또다시 부정을 저지르며 자신들의 약속을 깼고 국내 소비자들은 더 이상 회사를 믿지 않고 있다. 독일 명차 회사들이 스스로를 나락에 빠트린 꼴이다.

더욱이 요헨 프레이 독일 BMW 본사 대변인은 중국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2016년 이후 최소 30대의 BMW 디젤 차량이 불이 난 이유는 불분명하다"며 "화재가 발생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 사고가 집중된 것은 현지 교통 상황과 운전 스타일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국민들의 잘못된 운전 습관으로 인해 주행 중 화재가 났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요헨 프레이는 정확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한국 국민을 비난했다. 자칫 국가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말임에도 그는 거리낌없이 말했다.

기업은 이익을 내는 것이 최고의 선(善)이다. 이익 추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인명을 앗아가고 자연을 파괴하고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BMW 측 태도는 오만불손에 안하무인 그 자체다. BMW가 명차인지는 몰라도 회사 경영진은 결코 명인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자동차는 인간을 편하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利器)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불타는 BMW는 흉기일 뿐이다. 하루빨리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내고 근본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BWM 소유주들은 자동차를 이용하지 못하고 백화점 주차장에도, 심지어 거주지 주차장에도 차를 세워놓지 못하고 눈칫밥을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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