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줄줄이 '청약미달'···"속사정은 더 심각"
지방 아파트 줄줄이 '청약미달'···"속사정은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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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파트도 맥 못 춰···할인분양도 '무용지물'
경기도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경기도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이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미분양 공포가 지방 주택시장의 목줄을 죄어오고 있다. '불 꺼진 집'이 나날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에 분양을 나선 단지들도 청약미달을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 대형건설사의 브랜드마저 미분양 늪에서 맥을 못 추자 일부 단지에서는 특별 할인까지 등장했다.

1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 분양된 9곳의 단지 중 6곳이 1순위 청약에서 미달됐다.

지난 9일 당첨자를 발표한 '부산 서동 다성이룸아파트'는 1순위 해당지역 신청자가 12명에 그쳤다. 2순위에서도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56가구 모집에 33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전북 '장수 부경스카이아파트'도 90가구 모집에 1순위 해당지역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86가구가 집주인을 찾지 못했다. 같은 기간 제주 '에듀골드힐 더 클래식'은 83가구 모집에 79가구가, 강원 '고성천진 한신더휴 오션프레스티지'는 476가구 중 절반에 가까운 248가구가 미달됐다. 

대형사 브랜드 단지도 마찬가지다. 상반기에는 이름이 알려진 아파트도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4월 청약을 받은 '충북 청주 흥덕파크자이'는 450명 모집에 6건의 청약만 접수됐고, 지난 2월 분양한 '충북 청주시 오창센토피아 롯데캐슬' 역시 172가구 중 14명만 청약통장을 내놨다. 

미분양 가구가 해소되는 속도는 느린데, 새 아파트가 계속 공급되면서 적체된 물량도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수도권 미분양 가구 수는 9508가구로 전월 대비 3.31% 감소한 반면, 지방은 5.08% 증가한 5만254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수도권은 33.7% 줄었지만, 지방은 22.8%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경북 경주시(2156가구)는 지난 6월 정당계약을 진행한 '두산위브 트레지움'에서 전체 물량 중 95%에 달하는 1139가구가 분양에 실패하면서 미분양 가구 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 

충남 지역의 경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3192가구로, 한 달 만에 11.5%나 급증했다.

상황이 이렇자 미분양 해소를 위해 할인 분양에 나서는 단지도 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일부 단지는 최초 분양가보다 최대 20% 할인된 가격에 잔여 물량을 분양 중이다. 4개월까지 입주기간을 늘리는 한편, 무이자 잔금 유예라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수년째 잔여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방의 경우 대구와 부산, 대전 등 일부 광역시엔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이외의 웬만한 곳에서는 1순위에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청약자 쏠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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