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ING생명 인수', 1위 탈환 방아쇠 당기나?
신한금융 'ING생명 인수', 1위 탈환 방아쇠 당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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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그룹·비금융 부문 강화 '1석2조'…관건은 가격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산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사옥 (사진=산한금융그룹)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한금융지주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ING생명 인수합병(M&A)을 위한 막판조율에 들어갔다. 금융권에선 양 측간 '빅딜'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신한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재탈환과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은 것으로 풀이한다.

'금융지주 1위' 굳히기에 돌입한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말을 아꼈다. 금융권에서는 ING생명을 KB금융과 신한금융간 벌어지고 있는 금융지주 1위 경쟁의 핵심변수로 바라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인수를 위한 가격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지분 59.1%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수가가 2조4000억원대로 언급되지만 신한금융 측은 2조원대 초반으로 낮추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은 지난 3~4월에도 MBK파트너스와 ING생명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격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신한금융이 무리한 금액을 쓰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신한금융은 ING생명 인수의 끈을 놓지 않았다. 리딩금융그룹 탈환은 물론, 비은행 부문 강화에도 ING생명 인수가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KB금융이 지난해 1위 자리를 7년 만에 탈환하는 데 LIG손해보험을 인수, 손해보험 사업 덩치를 키운 점이 주효했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7956억원으로 KB금융(1조9150억원)과 1194억원 차이가 난다. 산술적으로 계산할 경우 ING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836억원과 신한금융의 순익이 더해졌다면 1위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었다. 아울러 신한금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중 신한은행이 70.8%(1조2718억원), 신한카드가 15.7%(2819억원), 신한생명이 3.9%(700억원)를 각각 차지했던 점을 고려하면 ING생명인수로 비은행 부분 역량도 더 키울 수 있게 된다. 

MBK파트너스로서는 ING생명 브랜드 사용 기간이 올해 말로 완료되는 만큼 연내 매각을 추진하는 편이 조금이라도 더 '남는 장사'다. 이미 지난해 4월 MBK파트너스는 ING생명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보유지분(100%) 중 40.85%를 매각해 1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한 상태다. ING생명 인수 이후 받은 배당금 등을 포함하면 회수금액은 훨씬 더 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신한금융과 MBK파트너스에게 모두 '윈윈(win-win)'일 수 있는 거래인 셈이다. 

한편 현재 리딩금융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KB금융은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M&A 운신의 폭을 넓혀갈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앞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5월 지주사 이사회 워크숍에서 "임기내 무리한 M&A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ING생명 외에도) 잠재 매물들에 대해 M&A를 비롯한 다양한 인수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급하지 않은 신중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고 윤 회장 의견에 보조를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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