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 주문…업계, 찬반 팽팽
文대통령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 주문…업계,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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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수하물 수취구역에 조성, 중소·중견기업 화장품·주류·담배 취급 예상
대기업 "임대료 비싸 수익 내기 어렵다…기존 사업자 의견수렴해 혼란 막아야"
지난달 18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인도장에서 보따리상이 면세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지난 7월18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인도장에서 보따리상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주문했다. 입국장 면세점이 허용될 경우 해외여행을 하면서 면세품을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자는 여론이 많다.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들의 불편을 덜어주면서 해외 소비의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하고, 외국인들의 신규 소비를 국내에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입국장 혼잡 등 부작용 대응 방안과 중견·중소기업까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공항들은 출국장 면세점만 운영하고 있다. 면세품이 국내에서 소비되지 않고 해외에서 소비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년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이 많아지면서 입국장 면세점을 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국제공항은 이용객의 면세점 쇼핑 편의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2001년부터 추진했다. 인천공항공사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 자료'를 보면, 71개국 132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된다. 입국장 면세점은 주로 해외에서 도입하는 추세다.

인천공항공사가 추진하는 입국장 면세점은 1·2터미널 수하물 수취 지역이며, 면적은 각각 380㎡, 326㎡ 규모다. 주로 매출 비중이 높은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취급하며 운영은 중소·중견 사업자에게 맡길 계획이다.

문 대통령의 지시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관련 업계 반응은 제각각이다. 중소·중견기업은 환영한다는 뜻을 내비친 반면, 대기업은 공항의 높은 임대료 탓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를 꼬집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 중소·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으로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고 열약한 환경에 처한 중소·중견 면세점들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기회"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은 전반적으로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 자본이 먼저 투입되는 면세사업 구조상 수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항 자체가 높은 임대료로 적자를 보는 상황이다. 입국장 면세점이라고 한들 임대료가 낮게 책정될 리 없다. 이미 고가 임대료를 내며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혼란을 막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면세점 업계는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국내 여행객 수요가 상당 부분 입국장 면세점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운영 중인 시내 면세점, 인터넷 면세점, 출국장 면세점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기도 하다. 
 
정부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특정 시즌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키기 위함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설날과 추석과 같은 명절과 여름·겨울 휴가철, 황금연휴 기간이다. 해당 기간 사람이 몰리면서 면세품 인도장 대기시간이 길어지며 항공기 지연사태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관세청과 기획재정부는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기내면세점을 운영하는 항공사 역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반대한다. 출국 당시 면세품을 사지 못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기내면세점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입국장 면세점 도입 거론은 처음이 아니다. 2003년 16대 국회에서 당시 임종석 새천년민주당 의원(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한 입법 대표발의가 시작이다. 이후 총 6차례에 걸쳐 의원 입법발의가 있었으나 모두 무산됐다. 최근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7번째 도전하고 있다. 이 의원은 대형 항공사의 기내면세점 독점을 막아야한다는 이유로 '관세법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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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환 2018-08-13 19:22:40
잘한건 잘한거라고 인정해줍시다. 이거는 정말 잘판단한겁니다. 입국장 면세점 있는 국가들 많아요. 우리보다 못사는 나라들도 있고요. 입국장면세점 생기면 제일 타격받는거는 항공사죠. 기내면세품때문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