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發 '블랙먼데이', 코스피 2240선 '털썩'…亞 증시 동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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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도 바이오株 폭락에 4% '뚝'…채권·환율도 약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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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코스피가 터키발(發) 금융 불안이 고조되면서 34p 급락, 1년 3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코스닥도 4% 가까이 미끄러졌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부정적 보고서에 바이오주가 일제히 고꾸라진 영향이었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34p(1.50%) 내린 2248.45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6.36p(0.72%) 하락한 2266.43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부터 두드러진 외국인의 매도세에 기관마저 '팔자' 전환한 영향으로 낙폭이 확대되며 장중 2230선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막판 하락분을 소폭 만회했다.

이날 기록한 지수는 종가 기준, 지난해 5월 4일(2241.24) 이후 1년 3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이날 터키 은행과 외국인 간의 스와프, 현물, 선물환 거래를 은행 지분의 50%까지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터키와 미국 간 갈등이 부각되며 터키 리라화 가치가 지난 10일 하루 만에 20% 넘게 급락한 데 따른 조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수의 급락은 터키 쪽 대외이슈의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며 "추가적으로 급락이 진행된다는 전망을 배제하더라도, 당장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에서는 불안감이 계속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 리스크 관리 구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터키발(發) 악재와, 우리나라 전반적인 기업들의 3, 4분기 실적들의 하향조정,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와 바이오 주에 대한 업황에 대한 논란 등이 겹쳐지면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면서 "추가적으로 더 하락할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 상승 모멘텀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지금 주가 레벨에서 횡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 금융시장의 불안은 아시아 주식시장도 강타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98% 떨어진 2만1857.43에 장을 마쳤다. 토픽스지수는 2.1% 내려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1.4% 떨어졌다가 낙폭을 회복해 한국시각 오후 4시 51분 현재 0.34% 하락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날보다 1.58% 내렸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2.14% 떨어졌다.

매매주체별로는 사흘째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1721억 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28억 원, 134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매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총 483억2000만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수 급락의 영향으로 모든 업종이 내려앉았다. 비금속광물(-4.25%)을 필두로, 의약품(-3.90%), 증권(-3.64%), 운수창고(-2.88%), 건설업(-2.77%), 철강금속(-2.63%), 의료정밀(-2.52%), 종이목재(-2.36%), 유통업(-2.19%), 기계(-2.12%), 보험(-1.99%), 음식료업(-1.61%), 금융업(-1.60%) 등 전 업종이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우위 국면으로 마감했다. 대장주 삼성전자(-0.77%)가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투자전망을 '중립'에서 '주의'로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이틀째 하락했고, 셀트리온(-4.23%), 삼성바이오로직스(-3.88%), POSCO(-2.74%), 현대차(-1.98%), LG화학(-1.87%), NAVER(-2.08%), 삼성물산(-1.20%) 등도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0.13%)는 시총 상위 10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종목(776곳)이 하락종목(83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39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 대비 29.16P(3.72%) 내린 755.65로 마감했다. 전일보다 4.12p(0.52%) 하락한 780.69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부터 이어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장중 낙폭이 확대되며 760선마저 내줬다.

이날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셀트리온 등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바이오 업체들에 대해 부정적 보고서를 냈다. 이에 코스닥 시총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바이오주가 동반 부진했고, 지수 급락을 불러왔다.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유럽에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54%, 트룩시마가 27%의 시장 점유율을 각각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그런 점유율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덜 매력적이고 제도적 지원도 적으며 파트너사 역시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제품들은 해당 의약품 분야에서 최초의 바이오시밀러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바이오주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4.37%)를 비롯, 신라젠(-8.46%), 메디톡스(-5.07%), 에이치엘비(-3.07%), 바이로메드(-3.01%)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선 시총 상위 38개 종목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채권과 원화 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0원 오른 113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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