乳업계 활로 뚫으려 HMR(가정간편식)까지 '호시탐탐'
乳업계 활로 뚫으려 HMR(가정간편식)까지 '호시탐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 자체개발 '상하목장 슬로우키친' 카레 출시…서울, '밀크홀 1937' 열어 디저트·음료 판매
매일유업이 친환경 브랜드 상하목장을 통해 선보인 가정간편식(HMR) '슬로우키친 카레'. (사진=매일유업)
매일유업이 친환경 브랜드 상하목장을 통해 선보인 가정간편식(HMR) '슬로우키친 카레' 3종. (사진=매일유업)

[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세계적으로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난관에 봉착한 유업체들이 과감한 변신을 시도 중이다. 식품업계 트렌드로 떠오른 가정간편식(HMR·Home Meal Replacement)을 내놓는가 하면, 커지고 있는 디저트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등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7일 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매일유업은 친환경 브랜드 상하목장을 통해 HMR 브랜드 '슬로우키친'을 새롭게 출시했다. '천천히, 올바르게'라는 상하목장 브랜드 철학 아래 시간과 정성을 담아 만든 HMR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슬로우키친으로 처음 출시한 제품은 수제 방식으로 만든 레토르트 카레 3종이다. 카레 맛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카레 분말은 12가지 향신료를 최적 비율로 배합해 가마솥에서 직화로 볶았다. 또한 24시간 숙성시켜 풍미를 더욱 강화했다. 채소와 고기를 다듬고 넣는 공정도 집에서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2년 일본 업체와 기술 제휴를 통해 'MCC 고베식당'을 출시한 바 있지만, 자체 기술력으로 HMR을 선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기술로 HMR을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 사실상 이번이 첫 HMR 시장 진출인 셈"이라면서 "아직 다른 제품에 대한 출시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매일유업의 HMR 시장 진출을 눈여겨 보고 있다. 저출산으로 영유아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면서 유제품이나 분유 등 기존 주력 제품 판매가 감소 추세에 있는 만큼, 이번을 계기로 제품군을 대폭 확장하지 않겠냐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유업계 사정이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제대로 된 먹거리를 전달하려는 기업 신념에 맞게 다양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선보이려는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6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서울 종로구에 문 연 '밀크홀 1937' 종로점에서 모델들이 우유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지난 6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서울 종로구에 문 연 '밀크홀 1937' 종로점에서 모델들이 우유로 만든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서울우유협동조합)

유업계 1위 업체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도 유제품 전문 디저트 카페인 '밀크홀 1937'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면서 차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협동조합'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어 매일유업처럼 공격적인 사업 확장엔 어려움이 있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우유 소비를 늘리려는 시도다.

특히 서울우유는 디저트 외식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외식 시장 규모는 2014년 매출액 기준 8조9760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3.9%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 6월 서울 종로구에 5층 규모 밀크홀 1937을 열었다. 밀크홀 1937에선 밀크티, 아이스크림, 수제 요구르트·치즈, 밀크셰이크 등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와 음료를 선보인다. 지난달에는 영국 왕실 전용 우유를 만들기 위해 품종을 개량한 '저지(Jersey) 소'에서 나온 저지우유와 이를 활용해 만든 저지아이스크림도 출시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밀크홀 1937은 개점 직후 매출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은 편"이라면서 "아직 대외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계획대로 연내 밀크홀 1937을 2~3개 더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푸드는 유제품 전문 브랜드 파스퇴르를 앞세워 '아이생각'을 선보이며 배달 이유식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 2016년부터 우유를 활용한 디저트를 파는 '파스퇴르 밀크바'를 내놓은 데 이어 이유식까지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

롯데푸드는 파스퇴르 이유식을 유통 채널 통해 파는 것은 물론, 배달 서비스까지 제공하면서 소비자 편의를 높였다. 배달 이유식을 선호하는 워킹맘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편하게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도록 온라인몰 '파스퇴르 아이생각몰'도 여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유식은 물론이고 다양한 영유아 음료와 간식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기존 파스퇴르 분유를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이유식으로 넘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아이생각 브랜드를 파스퇴르 신 성장동력으로 삼아 오는 2023년까지 1000억원대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