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 '빈폴키즈' 이유 있는 변신
삼성물산 패션 '빈폴키즈' 이유 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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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망 재정비 거쳐 온라인 전용 브랜드 탈바꿈…'가심비' 만족시켜 승승장구 
빈폴키즈 '피케 원피스'와 '내아이 피케티'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키즈 '피케 원피스'와 '내아이 피케티' (사진=삼성물산 패션부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유통망 재정비와 함께 백화점에서 방을 뺏던 아동복 브랜드 '빈폴키즈'가 온라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저수익 브랜드 정리로 남성복 '빈폴'의 키즈 라인으로 흡수됐다 온라인몰 'SSF샵'에서 부활한 지 1년 만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년 전부터 성적이 좋지 않은 브랜드를 접거나, 분산된 브랜드를 통합하면서 실적을 개선해왔다.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와 패션 잡화 브랜드 '라베노바' 사업을 접고, '로가디스 그린'과 '로가디스 컬렉션'은 각각 '로가디스 스트리트'와 '갤럭시'로 통합한 것도 같은 이유다. 빈폴 키즈는 남성복 '빈폴' 키즈 라인으로 흡수됐다.

지난해엔 '육아맘' 요구와 아동복 시장 성장세를 고려해 SSF샵 판매를 시작했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재탄생한 셈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판매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0% 이상 늘었다. 빈폴키즈 인기상품은 '내아이 피케티'와 '피케 원피스', '나야나 티셔츠'다. 최근 에버랜드 쪽과 협업해 동물 모습을 담아낸 '리틀 주(Little Zoo)' 라인은 일주일 만에 100장 이상 팔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빈폴키즈 사업 호조 비결로 온라인 키즈 시장 성장과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를 꼽았다. 시장엔 1만원대 저가 아동복 브랜드가 대거 나왔지만, 5만원대 피케 원피스 판매율이 90%를 넘길 수 있는 이유는 가심비를 만족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빈폴 상징인 자전거 모양 로고가 육아맘 지갑을 여는 데 큰 몫을 한 것으로 본다. 

빈폴키즈 외에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비이커' 제품이 SSF샵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0%에 이르렀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태어난 세대)와 'Z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19세 미만 청소년)가 소비 주체로 떠오른 덕분이다. 패션업계가 온라인에 집중하는 이유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저수익 브랜드 정리와 함께 온라인 사업에 투자해왔다. 2016년 SSF샵 재단장을 통해 온·오프라인 연계를 강화하고, 중국·미국 등 42개국 배송도 시작했다. '퀵배송' 도입과 함께 '온라인 애프터 서비스'(AS)까지 선보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달 말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고, 방문자 역시 20% 많아졌다.

다른 패션업체 역시 온라인·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고, 이색 실험에 힘을 쏟는다. LF에선 온라인으로 최소 주문 건이 들어왔을 때만 신발 생산에 들어가는 플랫폼을 만들었고,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은 온라인을 통해 옷을 사기 전 입어볼 수 있도록 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온라인 전용 상품을 꾸준히 선보인다. '바이시리즈 247팬츠'의 경우 누적 기준 3500장 팔리며 '코오롱몰'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통계청 발표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6조2800억원) 2015년(8조4500억원)까지 매년 약 1조원씩 증가하다가 2016년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10월까지 9조3000억원에 달했다.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체 패션 시장이 2016년부터 2%대 성장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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