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사태 '이미 장기화' 국면..."돌파구 서둘러야"
인질사태 '이미 장기화' 국면..."돌파구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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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연연하기 보다 대화통로 확보부터"
"탈레반, 미국보다 무서운 게 아랍권고립"
"여성인질 살해 부당성, 지룃대로 활용을"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한국정부가 탈레반과 '직접 접촉'을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데다 여성피랍자와 직접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탈레반과 우리정부간 협상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형국이다.  그러나, 태평양건너 미국에서 날아온 소식은 착잡하기만하다. 부시대통령과 카르자위 대통령간 정상회담은 그 동안 예상됐던 '포로와의 맞교환은 없다'라는 원칙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정리됐기 때문이다.

■'센드위치' 상황, 돌파구는 '직접접촉뿐'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두 정상에게 긍정적인 답을 기대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했던 우리정부 입장으로는 협상을 앞두고 더욱 난감해졌다. 협상카드 없이 협상에 나서야 하는 '샌드위치 상황'이다.
이제 부시와 카르자위 두 대통령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던, 탈레반이 어떻게 나올 지는 거의 자명해졌다. 또 다시 '피랍자 살해'라는 무기를 꺼내 들고 한국 정부를 더욱 옥죄려들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소수무책으로 상황을 지켜보기만 해야할까?
아니다. 포로와의 '맞바꾸기 협상'카드에 연연하지 말고 어떻게든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조건에서, 탈레반과의 직접협상은 일종의 '도박'(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정부가 현싯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만나는 것 밖에 없다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래야, 최소한 추가희생자 발생을 줄이기 위한 '시간벌기'라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나 아프칸 군의 군사작전 가능성과 함께, 탈레반의 피랍자 추가살해 가능성이 우리를 옥죄고 있어, 이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  때문에, 협상팀의 신변보장만 확실하다면 접촉장소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인질극은 장기화될수록 인질범들에게 불리하다는 게 정설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혹여나, 탈레반을 직접 만날 경우 그들의 요구조건이 현실적으로 바뀔 여지가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협상 통로를 우선 모색하고 '시간싸움'으로 몰고 가는 것이 현재로선 최상책이라는 것. 특히, 주목할 것은 이번 인질사태는 물리적 시간(18일)으로 보나, 정황으로 보나 이미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야한다는 점이다.
 
■"시간-외교전으로 몰고가야"...장기화, 탈레반에 '불리'
또 하나, 주목할 것은 부시와 카르자위 회담을 통해 미국과 아프칸 정부의 입장이 만천하에 공식화된 것이 무조건 불리한 상황만은 아니라는 인식도 필요하다.
전세계에 이번 인질극의 진상을 알리는 외교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간 회담은 '양날의 칼'인 셈이다. 이에, 시간끌기를 통한 접촉창구를 유지하면서, 외교적 고립으로 탈레반을 압박해들어 가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협상의 본질을 포로 교환이나 몸값같은 '구체적인 대상'에서 '시간'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전제하에, 일단 인질과 포로와의 맞교환 가능성은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탈레반과의 협상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서는 이는 불가피하다.
탈레반에게는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미국과 아프칸을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여자인질과 몸 값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일부 탈레반 포로와 맞교환하는 것은 아주 불가능한 게 아닐 수도 있어 더욱 그렇다.   
 
■부시-카르자위 회담 결과 '양날의 칼'  
그러면서, 전체적으로는 탈레반과 밀고 당기면서 다양한 방식의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여성인질 살해의 부당성을 협상의 지룃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탈레반의 궁극적인 목표는 카르자이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있다.
때문에, 그들이 미군보다 무서워하는 것은 아랍권으로부터 외면받는 것이다.
즉, 군사적 고립보다 더 두려운 게 외교적 고립인 셈이다. 이 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협상창구가 열려있는 한 적어도 여성인질을 살해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외교력을 총동원한 국제여론 조성에 전력해야 한다.
이를 테면, 알자지라나 AIP같은 중동(아랍)언론을 이용하면, 유효한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속에 탈레반도 지치다 보면, 요구조건을 완화시키거나 변경할 수도 있다.. 핵심은 상황을 '시간싸움'으로 몰고가는 것. 그러려면, 탈레반과는 협상의 끈을, 미국과는 외교의 끈을 놓으면 안된다는 지적이다. 인질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국민들도 무력감에 빠져드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바둑판 훈수꾼의 '방목팔목'(옆에서 보면 여덟 수를 앞서 본다)처럼 사태해결에 대한 나름의 해법과 그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돼 가는 듯한 분위기다. 어쨌든, 군사작전은 피해야 하고, 모든 수단이 안될 때, 즉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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