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中 무역분쟁·유로존 반등에 1110원대 '관망세'
[주간환율전망] 美中 무역분쟁·유로존 반등에 1110원대 '관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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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환율 전망 하단 1110원, 상단 1135원
휴가철·미중 무역분쟁 이슈·유로존 약진→弱달러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6~10일) 원·달러 환율은 휴가철을 맞아 변동성이 제한되면서 1110원대 중·후반에서 지지력을 나타낼 전망이다. 외환시장을 연일 출렁이게 만들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예상이 엇갈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무역분쟁에 따른 위험자산회피(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아직 건재하다는 주장과, 중국의 위안화 안정조치가 무역분쟁 우려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 강세와 미중 무역분쟁 긴장 고조 속 중국 증시 하락, 위안화 환율 상승 등 상방요인이 더 우세하면서 전 주말 대비 9.50원 상승한 1127.6원에 마감했다. 월말 수급 공방이 주를 이루며 1120원을 중심으로 등락했다. 미국이 대(對)중 2000억달러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올릴 수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환율을 상승견인했다. 다만 1130원대 레벨에서는 네고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오며 112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은 지난주 달러 강세 압력이 주춤해지며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휴가철을 맞아 변동성이 제한된 가운데 미국 물가 지표를 확인하려는 관망심리가 영향을 미치면서 1110대 중후반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환율 레인지로 1110~1135원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우리은행 1110~1130원 △삼성선물 1115원~1135원 △NH투자증권 1110~1125원 △키움증권 1110~1132원선으로 잡았다. 

무엇보다 시장의 예상이 엇갈리는 부분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무역분쟁이 이번주에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여부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지속되는 위안화 하락을 막기 위해 오는 6일부터 외환 선물거래에 20%의 증거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최근 두 달 동안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약 7% 이상 절하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자국 경제의 둔화 조짐이 나타나자 중국으로서도 위안화 약세를 더이상 용인할 수 없는 지경에 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치가 발표된 이후 역외시장에서 위안화 가치는 반등했다. 달러당 6.9위안대까지 올랐던 위안화 환율이 6.8위안대 초중반까지 수준을 낮춘 것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당국이) 실제 개입을 통한 가격조정보다 시장 전체를 규제하는 방식으로 위안화 절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이번 조치가 시장에 누적됐던 피로감을 완화시키며 위안화 뿐만 아니라 아시아 통화의 낙폭을 되돌리는 재료로 소화될 듯 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쪽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재료가 뚜렷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초부터 열리는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의 휴가철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의 핵심의제가 일찌감치 무역분쟁으로 잡혔다고 알려졌지만 앞으로 향방을 예단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환율 방향성을 원화 강세(달러 약세)에 베팅하기에는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표가 잠시 주춤한 사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미국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8.1로 6월(60.2) 대비 2.1p 하락했다.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지만 그 사이 유로존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소폭 웃돈 것을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유로존의 7월 CPI는 전년 대비 2.1% 상승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 2.0%를 넘어섰다. 미국 경기가 서프라이즈에서 노멀로 가고 있는 사이 유럽과 영국은 쇼크에서 노멀로 수렴하고 있는 것이다.

민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달러 강세를 주도했던 재료 중 경기개선 우위가 점차 소멸되고 있다"며 "이번주 미국의 CPI 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인플레 압력 확대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선반영된 측면이 있어, 달러화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외환 전문가들의 주간 전망 분석.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115 ~ 1135원 

이번주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계절적 수출 비수기 속 공급 압력 둔화 등이 지지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미국 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 등에 상승세는 제한될 듯하다. 이번주에는 미국의 소비자신용, 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도매재고 발표와 중국의 외환보유고, 수출입, CPI, PPI, 위안화 신규 대출 발표가 대기 중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통화정책회의도 예정돼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110 ~ 1125원

달러화는 견조한 미국 경기를 바탕으로 안정적 흐름 이어가겠으나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긴축 우려 발언 등 정치적 논리로 인해 현 수준에서 추가 상승은 어려워 제한된 범위 내 등락을 전망. 오히려 유로존 경제지표 개선과 중국의 재정확대로 인한 신흥국 경기 모멘텀 개선이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부진했던 유로존 경제지표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달 2일 금리인상이 유력시되는 영란은행 통화정책회의 이후 유로화 강세 전환 가능성도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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