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정대상지역 '청약 과열' 조짐…"단기투자 몰린다"
비조정대상지역 '청약 과열' 조짐…"단기투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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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내 분양권 전매 가능…대구·경기·안양 경쟁률 '고공행진'
'안양씨엘포레자이' 견본주택에서 상담을 기다리는 방문객들 모습. (사진=GS건설)
'안양씨엘포레자이' 견본주택에서 상담을 기다리는 방문객들 모습. (사진=GS건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비조정대상지역'의 분양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가 적고 전매기한도 짧다보니 이들 지역 견본주택에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것은 물론, 청약경쟁률도 치솟는 분위기다.

31일 금융결제원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급된 경기 수원시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는 166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만9384명이 몰려 11.66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지난 5일 진행된 미계약분 28가구에 대한 청약접수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을 보였다. 총 4만4887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1603대 1로 집계된 것. 선호도가 높은 전용 59㎡B는 5457대 1까지 치솟았다.

대우건설 분양 관계자는 "비조정지역으로 6개월 후에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전국적으로 투자자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의왕시 '더샵캐슬'은 지난달 1순위 모집 때 199가구에 1만1504명 접수, 57.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올 5월 안양에서 분양한 '평촌 어바인 퍼스트'도 49.2대 1로 마감됐다. 

이달 청약시장에서는 유독 비조정대상지역에서 공급된 단지의 성적이 두드러졌다. 청약접수를 받은 31개 단지 중 19개 단지가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록했는데, 특히 대구와 안양, 부천 등에 청약통장이 가장 많이 몰렸다.

실제 '대구 연경 아이파크'에는 1순위 청약자만 1만4197명에 달했고 '안양씨엘포레자이'와 '힐스테이트 중동'은 각각 1만2164명, 1만1596명이 청약통장을 내놨다.

비조정지역은 △서울 25개구 △경기도 과천·성남·광명 △경기도 하남·고양·남양주·동탄2신도시 공공택지 △부산 진구·기장군 △부산 해운대구·연제구·동래구·남구·수영구 민간택지 △세종 공공택지 등 40개 지역을 제외한 곳이다.

정부가 지정한 청약조정대상지역과 달리 세금 부담이 덜하고, 청약통장 가입 후 1년 이상이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주택 보유 수에 따른 1순위 자격 제한이 없고, 분양권 전매기간 역시 민간택지가 6개월, 공공택지는 1년 정도여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비조정지역은 일단 당첨되면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어 당분간 곳곳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며 "비수기로 꼽히는 여름에 청약에 나서는 이들이라면 계약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비조정지역이라고 해서 무조건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묻지마 청약'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이 많이 몰리고 있는 비조정지역에서도 단지별로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대출금리 인상 등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단기투자, 묻지마 청약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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