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지민 기자]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지만 식품·외식업계는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폈다. 더위를 달래줄 여름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성수기를 맞은 업계에서는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마케팅을 마련하고 있다.
27일 식품·외식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달 들어 여름에 주로 찾는 아이스크림·생수·빙수·삼계탕 등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최대 62%까지 뛰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름이 성수기인 식품임을 감안하더라도, 예년에 비해 매출 상승세가 몹시 가파르다고 입을 모은다.
폭염 수혜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쪽은 음료업체다. 국내 음료업계 1위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생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이달 15일부터 20일까지 6일간 매출은 1년 전보다 50%나 증가했다. 콜라 매출도 전년 대비 3.6% 늘었다.
빙과업계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빙과업계 선두주자인 롯데제과는 이달 13일부터 약 2주간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약 40% 오른 걸로 파악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제조사가 유통채널에 납품해 소비자가 구입하는 데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하기 때문에 폭염 기간에 발생한 매출액을 정확하게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보다 40%가량 매출이 늘어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전문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는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다. 빙수 전문 프랜차이즈 설빙은 이달 셋째주(16~22일) 하루평균 매출이 지난해보다 30.4% 늘었다. 특히 16일(월요일)에는 1년 전 같은 날보다 매출이 62%나 뛰었다. 설빙 관계자는 "이달 셋째주 들어 역대급 폭염이 찾아오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다"면서 "더위가 쉽사리 물러가지 않고 있어 매출도 꾸준히 증가할 걸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차가운 음식뿐만 아니라 보양식 인기도 뜨겁다. 특히 간편하게 집에서 먹을 수 있는 HMR(Home Meal Replacement) 삼계탕이 불티나게 팔리는 추세. 신세계푸드가 지난 1일 출시한 '올반 삼계탕'은 26일 만에 준비한 물량 11만개가 모두 팔렸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지난해 HMR 삼계탕에 대한 반응이 좋았던 점을 반영해 올해 생산수량을 전년보다 20%나 늘렸는데도 예상보다 빠르게 완판됐다"면서 "말복인 내달 16일까지 삼계탕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을 걸로 예상되는 만큼 긴급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무더운 날씨에 지친 소비자들을 겨냥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SPC그룹 계열사 SPC삼립은 오는 8월 5일까지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냉장 디저트 브랜드 '카페스노우'를 홍보하기 위한 임시 매장(팝업스토어)을 운영한다. 냉장 디저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에 맞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는 셈법이다. 카페스노우 팝업스토어는 거대한 냉장고 모양으로 외관을 꾸며 더위에 지친 소비자들 발길을 끌어모을 걸로 기대된다.
롯데주류는 피서지로 각광받는 장소에 위치한 호텔, 리조트, 맥주 전문점(펍) 등에서 마케팅을 펼친다.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복합문화시설 더 베이 101에는 맥주 '클라우드'를 마실 수 있는 전용 공간을 구성하고 다양한 현장 이벤트를 마련했다.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28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매주 금·토요일마다 열리는 '하이-파이브 비어 페스티벌'에서도 롯데주류 맥주를 만나볼 수 있다. 풀파티(Pool Party) 형식으로 진행되며 행사장은 '쿠어스 라이트', '밀러', '클라우드' 등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를 주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