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 중소기업 경영후계자의 기업가정신을 일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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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덕 IBK경제연구소 중소기업팀 연구위원
김용덕 IBK경제연구소 중소기업팀 연구위원

얼마 전 한 CEO와의 대화에서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최근 중소기업 2세들은 힘들고 열악한 기존 사업을 이어받기보다 사업을 축소하거나 정리해서 부동산 임대사업자로 변신하거나 호텔, 리조트 등 서비스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필자가 보기에 편한 것만 추구하고 개인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등 기업가정신 부재가 가장 큰 이유라 생각된다. 불굴의 의지와 열정으로 기업을 설립하고 일궈온 창업자와 달리, 해외 유학을 비롯해 어려움 없이 자라온 2·3세들은 상대적으로 기업가정신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또한, 예전과 달리 사회적으로도 기업가가 존경받지 못하는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형태를 보면 창업자가 88.4%, 인수 6.5%, 승계완료 2.5%, 전문경영인 2.3% 등으로 창업자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이미 승계를 완료한 기업은 많지 않다. 창업자의 평균 연령은 점차 높아져 현재 52.4세이며, 60대 이상이 21.9%를 차지하고 있는데, 향후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가업승계는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경영후계자들이 기존 가업을 이어가지 않고 부동산 임대업 등 편한 업종으로 눈길을 돌린다면 국가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기존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지식 및 기술, 경영 노하우 등이 모두 사라지는 등 국가적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먼저, 1세대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후계자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 세대 계승이 거듭될수록 기업가정신이 퇴색되기 마련이므로 기업 내부적으로도 물론이고,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 지원 및 검토가 요구된다.

다음으로, 장수기업 및 가업승계 우수기업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선순환적으로 가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경쟁력이 점차 약화되는 이때, 경영 후계자들의 기업가정신을 일깨워 다시 한번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자 하면 과한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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