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 '여론조사' 막판 복병만나 '위기'
한나라 경선, '여론조사' 막판 복병만나 '위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호도냐 지지도냐' 놓고 대립 첨예
朴측 "중개한 결심"...파국 우려 증폭 

[서울파이낸스 이재호 기자]<hana@seoulfn.com>한나라당이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또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그 동안의 치열한 검증공방에 이어 이번에는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李·朴 양 진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당이 결정한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 박근혜 후보측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인데, 자칫 경선자체가 파국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하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관련, 박 후보 진영에서 '중대결심'이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의견 대립의 핵심은 여론조사 질문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문제.
양 진영은 질문방식을 '선호도'로 하느냐 아니면 '지지도'로 하느냐하는 것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선호도는 '누가 대통령 후보가 되는게 좋으냐'고 묻는 방식이고, 지지도는 '누구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겠냐'고 묻는 것. 현재의 분위기로 쉽사리 접점을 찾기어려워 보인다. 

이와관련, 경선관리위원회 산하 여론조사전문가위원회는  2일 전체 11명 가운데 표결을 통해 선호도 8명, 지지도 3명의 결과가 나와 선호도를 묻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 측이 회의 도중 퇴장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고, 3일 경선관리위원회는 회의를 다시 열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미봉해 놓은 상태다. 박관용 위원장은 주말 동안 중재 과정을 거쳐 다음주 월요일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선관리위는 그러나 질문방식을 제외한, 3개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6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실시하고 재질문은 하지 않는 등 나머지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전문가 위원회의 안을 그대로 확정했다.
이에, 박 후보측이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 일각에서는 경선보이콧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박 후보측은 한마디로 질문방식이 경쟁자인 이 후보 측에 유리하게 결정됐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 측은 '오늘이 투표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이냐'라는 일반화된 질문을 해야하는데, '누가 좋습니까'라는 선호도 방식은 여론조사의 근본취지를 묵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당이 고비마다 특정후보 편에 서서 경선규칙을 마련해 간다면, 공정한 경선관리를 기대할 수 없다면서 '중대한 결심'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특히, 박 후보측은 '중대한 결심'은 경선불참 등 모든 가능성을 다 포함한 것이라고 설명해, 경선 파행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냉랭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반면, 이 후보측 진영에서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 '생떼쓰기'라든가 '동정표'를 얻기위한 것이라며 박 후보측을 강도높게 비난, 맞받아치고 나섰다. 이 후보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하면 원칙이고, 불리하면 반칙이냐"고도 비판했다.

이 후보측은 또 "박 후보가 대표였던 지난해 5.31 지방선거 때도 후보를 결정하는 여론조사 방식을 '지지도'가 아닌 '선호도'로 했었다"며 "박 후보측이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는 원칙은 어디갔느냐"고 꼬집기도.

이 후보측은 특히 지난 5월 경선 방식 중재안 등 당내 내홍 있을 때마다 매번 박근혜 후보측에 양보해 왔다며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박관용 위원장의 중재가 어떤 결론을 내리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설사 내리더라도 이 문제가 말끔하게 정리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박 후보측이 '중대 결심'을 할 가능성을 놓고 당 안팎이 술렁거리고 있다.
중대 결심을 한다면, 그 것은 '경선 보이콧'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박 후보측이 경선을 불과 보름남겨 놓고 판을 깨겠느냐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만약 박 후보측이 '경선 보이콧'이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들 경우, 경선은 반쪽짜리로 전락하게 되고, 이 후보측으로서도 이로울게 없다는 점에서 극도로 예민해 있는 분위기다.
 
이재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